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용산개발 6년만에 좌초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코레일은 8일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청산 수순을 밟기로 결의했다. 코레일은 이사회에서 13명 이사 전원의 찬성으로 이 사업의 사업협약과 토지매매 계약 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이르면 9일 시행사인 드림허브 프로젝트금융회사(이하 드림허브)에 반납해야 할 토지반환대금 2조4000억원 중 5400억원을 우선 반납할 예정이다.

코레일이 땅값을 반납하고 사업부지를 되찾아가면 드림허브는 시행사 자격을 잃고 자연스럽게 사업을 청산하게 된다. 이로써 2007년 시작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6년만에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6년만에 좌초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3가 51만5483㎡의 부지에 사업비 31조원을 투입해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출범했다. 사업 부지에는 코레일 소유 용산 철도정비창에 더해 서부 이촌동 일대까지 포함되는 등 규모가 방대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로 통했다.

이 사업은 당초 2016년 말까지 초고층 14개동을 포함한 66개 건물을 세워 60조8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3만7000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웠지만 첫삽도 뜨지 못하고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코레일은 당초 고속철도부채 4조5000억원을 해결하기 위해 용산 철도정비창 개발을 계획해 2006년 8월 철도경영정상화 정부종합대책이 확정됐다.

이어 오세훈 전 서울 시장이 이 프로젝트에 ‘한강르네상스’를 연계해 2007년 8월 서울시와 코레일이 서부 이촌동을 포함한 통합개발합의안을 발표했다. 2007년 12월에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됐고 2008년 서부 이촌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개발사업 동의서(토지소유자 동의율 56%)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가 침체에 빠지자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자금난이 불거졌다. 코레일은 자금을 추가 조달하기 위해 삼성물산을 비롯한 건설사들에 프로젝트파이낸스(PF) 보증을 요구했고 삼성물산은 이에 반발해 2010년 9월 대표주관사 지위를 반납, 사실상 발을 뺐다. 이후 삼성물산 지분 45.1%를 넘겨받은 롯데관광개발이 자산관리위탁회사(AMC)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70.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발돋움하자 코레일과 주도권 다툼이 벌어졌다.

코레일은 사업 환경의 변화에 맞춰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개발하자고 주장했고, 롯데관광개발을 비롯한 민간 출자사들은 당초 계획대로일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금조달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용산사업은 지난 3월 12일 만기를 맞은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2000억원에 대한 선이자 52억원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였다.

이후 코레일은 연말까지 필요한 2천6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는 대신 사업 주도권을 쥐고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민간출자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8일 이사회에서 사업 청산을 결의했다. 이제까지 용산사업이 조달한 자금은 31조원 가운데 4조208억원으로 추산된다.

초기 출자금 1조원과 1차 전환사채(CB) 1500억원, 토지에 대한 코레일 보증으로 조달한 2조4167억원, 코레일 랜드마크 계약금 4161억원 등이다. 지출금은 토지대금 2조9271억원과 연체이자 1200억원 등 총 3조471억원으로 모두 코레일에 지급됐고 현재까지의 매몰비용은 9737억원이다.

토지매입 세금과 취득세 등 부대비용(3천37억원), 자본시장 금융조달비용(3409억원), 기본설계비(1060억원) 등에 7506억원이 들어갔고 나머지 1195억원은 용역비, 홍보비, 운영비 등에 쓰였다. 또 삼성물산 등 17개 건설사가 2000억원, KB자산관리 등 재무적투자자(FI)가 2365억원, 롯데관광개발 등 전략적투자자(SI)가 2천645억원 등을 출자해 마련한 자본금 1조원도 되찾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토염오염정화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업체들은 공사대금 2905억원도 받지못할 가능성이 높다.

jumpcut@heraldcorp.com



<용산개발 사업 일지>

-2005년 1월 =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출범(고속철도부채 4조5천억원)

-2006년 8월 = 철도경영정상화 정부종합대책 확정

-2006년 12월 = 용산역세권개발(용산차량기지 한정) 사업자 공모

-2007년 4월 = 서울시 이견(한강르네상스와 연계)으로 공모 취소

-2007년 8월 = 서울시·코레일 서부이촌동 포함 통합개발 합의안 발표

-2007년 8월 =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사업자 공모

-2007년 12월 = 삼성물산 컨소시엄 선정

-2007년 12월 =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용산역세권개발㈜ 설립

-2009년 10월 = 1차 사업협약 변경

-2010년 9월 = 삼성물산 대표주관사 지위 반환

-2010년 12월 = 2차 사업협약 변경

-2011년 8월 = 3차사업협약 변경

-2011년 9월 = 랜드마크빌딩 계약 체결

-2011년 10월 = 드림허브, 도시개발 사업시행자로 지정

-2012년 5월 = 마스터플랜과 계획설계안 공개

-2012년 8월 = 서부이촌동 주민보상계획안 발표

∼2013년 3월 = 자금 조달과 정상화 추진·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갈등 지속

-2013년 2월 = 롯데관광개발, 용산개발 경영권 코레일에 양도

-2013년 3월 = 용산역세권개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이자 52억원 못갚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2013년 3월 = 코레일, 용산사업 디폴트로 비상경영체제 돌입

-2013년 3월 = 롯데관광개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2013년 3월 = 코레일, 용산사업 정상화 방안 확정

-2013년 4월 = 용산역세권개발, 서울시에 용산사업 실시계획인가 신청

-2013년 4월 = 코레일, 용산사업 협약·토지매매계약 해제 결의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calltaxi@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