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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보는 ‘가을 남녀’ 스타일은?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와 여의도 IFC몰에서는 국내 최대 패션 축제인 ‘서울패션위크’가 펼쳐졌다. 어느덧 10년을 넘어선 행사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지난해 패션위크는 대치동 무역전시장을 벗어났다. 디자이너연합회가 발족하면서 일보 전진을 위해 잠시 ‘뒷걸음’도 쳤다. 장소와 디자이너 선정을 두고 내ㆍ외부서 잡음도 일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서울 컬렉션’ 소속 디자이너들은 줄어든 시 예산만큼 자비를 들였다. 국가 주도의 행사를 서서히 탈피, 디자이너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이 같은 상승 분위기가 옷에도 반영된 걸까. 가을ㆍ겨울 트렌드를 미리 보여주는 행사지만, 남녀 컬렉션 모두 경쾌한 색감의 옷들이 런웨이를 수놓았다. 개구쟁이 소년부터 복고풍 신사까지 ‘남자 옷’은 다채로웠고, 정갈한 한옥의 창틀부터 현란한 밤 클럽의 풍경까지 ‘여자 옷’은 시공의 제약을 넘어섰다. 꽃피는 봄, 미리보는 ‘가을 남자’, ‘가을 여자’ 의 옷이다.

▶개구쟁이 소년부터 복고풍 신사까지…미리 보는 ‘가을 남자’=가을ㆍ겨울 컬렉션은 무채색이 주를 이룬다. 최근 이탈리아풍 패션 스타일이 부상하면서, 국내 남성들의 옷도 꽤 밝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검정과 회색 그리고 여기에 세련된 배색이 가능한 흰색이나 감색이 ‘가을 남자’의 옷을 지배한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의 남성 컬렉션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몇몇 디자이너들은 소년의 옷과 같은 디자인과 통통 튀는 컬러감으로 무대를 수놓았다. 이 역시 올 가을 패션 트렌드의 큰 축이 될 전망이다.

고태용의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은 버거 가게를 배경으로 쇼를 선보였다. 백팩을 매고 야구모자를 쓴 모델이 자전거를 끌고 나와 버거 가게의 문을 열며 시작됐다. 넉넉한 카고 팬츠 위에 체크 셔츠를 허리에 묶거나 팔꿈치가 덧대어진 아우터(겉옷을 통칭)는 지금 당장 쇼 행사장 밖에서 입어도 될 만큼 실용적이다. 특히,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 입어 보았던 더플 코트(학생들 사이에선 ‘떡볶이 단추 코트’라고 불린다), 과감한 컬러 배색이 돋보이는 라이더 재킷, 자수가 새겨진 야구 점퍼 등 경쾌한 요소가 더해져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디자인을 추구해온 권문수는 이번 시즌 ‘키덜트(Kids+Adult: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어린 시절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들을 일컫는 신조어)’를 테마로 설정했다. 가을ㆍ겨울 주요 컬러인 무채색을 기본으로, 생동감 있는 색을 매치해 내면에 잠재된 즐거운 감성을 표현했다. 차분한 검정, 짙은 회색, 감색을 아우터에 사용하고 빨강, 흰색, 연한 파랑 등을 안쪽에 받쳐 입어 전체 옷차림에 포인트를 주었다.

장광효는 남성복 정장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레이어드(Layeredㆍ겹쳐 입기) 스타일을 선보였다. 베스트와 니트, 재킷과 재킷, 재킷과 롱코트 등을 겹쳤다. 전체적으로는 간결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정장이 주를 이뤘는데 이는 레몬, 회색, 검정색 등 다양한 컬러에 담겨 순수하면서도 밝은 청년의 모습을 연출했다. 또 다소 과장된 듯 부풀어진 어깨의 재킷, 골반에 걸친 허리 라인과 넓은 바지통은 고전적인 밀리터리룩(군복에서 착안한 스타일)을 연상케 했다. 


▶한옥의 창틀부터 화려한 클럽의 풍경까지…시공을 초월하는 ‘가을 여자’=미리 보는 가을 여성 트렌드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한글ㆍ단청 등 한국적인 전통 문양을 패션으로 승화시킨 이상봉은 이번 시즌 한옥의 ‘창살’로 눈길을 돌렸다. 또 늘 익살스럽고 실험적인 디자인과 스타일로 ‘셀럽’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곽현주는 쇼 행사장을 단숨에 강렬한 기계음이 귓전을 때리는 클럽으로 바꿔놓았다.

전통적인 한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이상봉의 가을ㆍ겨울 시즌 컬렉션은 한옥의 창틀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통 한옥의 기하학적인 문창살을 재해석해 프린트 패턴으로 접목시킨 점이 돋보였다. 특히, 강렬한 대조를 이루는 ‘블랙&화이트’룩을 시작으로 격자 무늬의 강렬한 패턴의 의상들이 무대를 지배했다. 마지막 무대는 빛이 창호지를 뚫고 새어 나오는 듯한 창문을 드레스에 녹여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곽현주 컬력션은 강렬한 기계음이 청각을 자극하며 시작됐다. 그 후 런웨이는 화려한 밤 클럽의 풍경으로 변신했다. 과감한 파스텔톤 머리 모양에 대담한 H라인 시스루(See through: 속이 비치는 망사 스타일) 스커트를 입은 모델이 음악에 맞춰 워킹을 시작했다. 몽환적인 프린트와 카무플라주(군복에 쓰이는 무늬) 패턴 등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문양들의 결합이 눈길을 끌었다. 금속 목걸이와 팔찌, 쇄골이 드러나는 헐렁한 니트, 큐빅으로 장식된 해골 모양 브로치 등은 과감한 스타일에 정점을 찍었다.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서울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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