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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체류근로자 인질 억류 가능성…北 갈데까지 간 도발?
개성공단 폐쇄 등 위협속 차단
지난 통행 제한과는 무게감 달라

정부, 中통한 외교적 해결 논의속
억류땐 신변안전 뚜렷한 대책없어



연일 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이 3일 개성공단 남측 근로자의 출입경을 차단,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860여명의 ‘인질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시시각각 상황을 파악하면서 공단 근로자의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근로자의 신변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개성공단으로 가는 8시30분 첫 출경과 한국으로 돌아오는 10시40분 첫 입경 예정 근로자와 차량에 대한 출입경 동의를 통보하지 않았다.

첫 입경은 원래 매일 오전 10시 이뤄지지만 이날은 신청자가 없었기 때문에 10시40분 9명이 돌아올 예정이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와 직결된 중차대한 문제라고 보고 통일부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는 등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단순 기술적 문제인지 북한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 분석 중”이라며 “북한이 과거에도 개성공단 출입경을 지연시킨 적이 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8년 12월, 2009년 3월, 2010년 5월과 11월 등 네 차례에 걸쳐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거나 출입인원을 통제한 바 있다. 2009년 3월에는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3차례에 걸쳐 출입경 명단 수용을 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북한의 조치를 과거와 다르게 매우 위중하게 판단하고 있다. 정전협정 백지화와 전시상황 돌입, 개성공단 폐쇄 위협 발언까지 이어진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긴장감의 강도가 다르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30일에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북한의 이날 개성공단 근로자 출·입경 지연 조치가 의도된 것이라면 하루 평균 800~900명가량 머물고 있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에 치명적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개성공단 근로자 신변안전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은 없는 형편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안정적 유지 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직후 북한이 출입경에 태클을 걸었다는 점도 공교롭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통일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에서 남북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날 개성공단 출입경과 관련된 군사당국 간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외교·안보장관회의에서는 개성공단에서 대규모 인질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을 통한 외교적 접근과 국방부의 비밀계획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인 근로자가 억류될 경우 대책이 없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 인근에는 북한 5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다”면서 “작전이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면 중국을 통한 외교적 노력이 가장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업체도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입출경 지연 상황이 개성공단 폐쇄 운운한 위협 발언과 관계없는 단순한 행정적 지연이기를 바란다”면서 “개성공단은 남북 간 실질적 경제이익을 창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단기적ㆍ정치적 이유로 뒤흔드는 일은 남북 모두에 불행을 가져올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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