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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외국 유명 상표로 둔갑한 ‘가짜 분유’ 등장
정체불명 수입 분유와 유통기간 지난 중국산 분유 혼합해

보도 후에도 리콜·판매 중지 요구 없는 쑤저우 당국


[헤럴드경제=정태란 기자]‘가짜 저질 분유’와 ‘멜라닌 분유’ 파동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른 중국에서 또 다시 가짜 분유가 등장해 젖먹이 부모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9일 영국 BBC 방송 중문판에 따르면 중국 관영 CCTV의 ‘매주질량보고(每周質量報告)’ 프로그램에서 스위스 헤로그룹의 중국 대리점인 ‘헤로수출입유한공사’가 본사의 생산 허가 없이 만든 가짜 분유를 네덜란드산 케리케어 분유라고 속여 판매했다고 폭로했다. 스위스 헤로그룹은 네덜란드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 공장을 두고 케리케어 상표의 분유를 생산하고 있다.

CCTV에 따르면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 공업단지에 공장을 둔 헤로수출입유한공사는 정체불명의 수입 분유에 유통기간이 지난 분유를 혼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쑤저우 질량감독검사검역국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 받고 이 회사의 책임자 모우쥔(牟駿)을 체포하고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쑤저우 질검 당국은 지난해 11월 문제의 공장 생산 라인을 폐쇄하고 조사에 착수했으나 그 외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사 4개월에도 가짜 상표를 단 저질 분유가 버젓이 전국 시장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쑤저우 당국은 보도 후에도 가짜 분유에 대한 리콜이나 판매중지 조치를 요구하지 않은 것이 알려지면서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CCTV의 보도로 중국 헤로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타오바오상청(淘寶商城. Tmall.com)은 케리케어 분유를 판매 상품 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이 쇼핑몰은 ‘관련 법규와 정책에 따라 케리케어 분유는 취급하지 않는다’는 안내글을 올렸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시 공상국은 문제의 분유 수거령을 내린 상태다. 이에 따라 대형 유통업체들은 매장에서 이 분유를 치워버렸다.

한 상인은 “문제의 분유에 대한 판매중지가 우선이며 다음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분유를 사간 소비자들에게 현금으로 반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불량 식품 문제는 매년 발생하는 문제지만 분유는 그 후유증이 특히 심각하다. 지난 2004년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현에서는 ‘가짜 저질 분유’ 사건이 발생, 전국에서 수십 명의 아이가 숨지고 수백 명이 머리가 기형적으로 커지는 ‘대두증’(大頭症)에 걸렸다.

또 2008년에는 화학물질 멜라닌에 오염된 분유가 유통돼 유아 6명이 사망하는 등 분유 파동이 일어났다.

이후 중국인들의 자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으로 외국산 분유 매출이 대폭 느는 현상이 발생했다. 일부는 홍콩이나 한국, 호주 등 해외 여행을 이용해 현지 분유를 대량으로 구입하고 있다.

tair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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