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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먹구구식 경제전망 도마에…‘추경 명분쌓기’?
올 성장률 전망치 9개월만에 2.3%로 대폭 하향조정
작년 전망치 4.3%서 2%P 하락
경기침체 도외시 세입예산 과다 책정
눈속임 꺼리는 ‘박근혜 스타일’ 분석
340兆 방만예산 MB실정 부각 의도도




정부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9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시에만 해도 정부는 올해 4.3% 성장을 예상했지만, 지난 28일 발표한 전망치는 2.3%로 이 기간에 무려 2%포인트가 빠졌다. 이에 정부의 ‘부실 전망’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파격적인 하향 전망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명분쌓기 성격이 짙다는 관측이다. ▶관련기사 23면

▶‘주먹구구 전망’ 현실화=세계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등 대외변수의 작용도 있었지만 올 1분기 부진이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에서 지난해 발표한 전망치들은 정부가 구멍가게도 아니고 책임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에도 정부는 올 성장률을 4% 내외로 전망했는데, 340조원가량의 대규모 나라 예산을 편성하면서 경기 추세를 기민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과대 계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가 균형재정을 이어가기 위해 ‘장밋빛 전망’에 근거한 세수 목표를 잡았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28일 “이명박 정부에서 새해 예산안을 짤 때 재정균형을 억지로 맞추려고 세입예산을 과다하게 늘려잡았다”고 꼬집었다.

이를 두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실수로 내뱉은 ‘주먹구구 전망’이란 말이 현실화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 전 장관은 작년 10월 국감에서 “9월 예산 편성과정에서 주먹구구 식으로 4%를 제시한 것”이라며 “4%보다는 하방 위험이 크고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추경 길터주기’ 관측도=또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4월 추진 예정인 추경을 앞두고 위기상황임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요건 채우기를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국가재정법(89조)에 따르면 추경의 3대 조건 중엔 ‘경기침체ㆍ대량실업 등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포함돼 있다.

▶눈속임 싫어하는 ‘朴스타일’ 반영되듯=정부의 파격 하향 전망은 거품이나 눈속임을 싫어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박 대통령이 역대 정부들의 출범 첫해 관행대로 다소 현실성이 부족한 전망치를 내놓아 나중에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를 꺼렸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보단 차라리 현실을 정직하게 보여주고 극복의지를 확실히 다지는 것이 국민 신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첩경이란 판단이 반영됐단 관측이다.

이에 이번 정부 전망치에는 그동안 정책효과나 정책의지를 담은 ‘목표치’ 성격의 추가분이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기대 성격을 뺀 ‘담백한’ 수치라는 것이다. 1분기 경기가 작년보다 악화됐고 부동산 침체,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이 더 고조된 것도 사실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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