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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남의 잇컬러 ‘블루’
불황 영향 청색계열 ‘캐주얼풍’ 클래식 슈트 인기…튀는 문양 스카프 · 타이 등 액세서리 매치땐 나만의 개성연출
요즘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와 여의도 IFC몰에서는 두툼한 외투에 머플러를 휘감고 목이 긴 부츠를 신은 ‘가을 남자’가 활보 중이다. ‘철 모르는’ 스타일이 펼쳐지는 곳은 국내 최대 패션축제인 ‘서울패션위크’의 현장이다. 지난 25일 개막해 30일까지 이어지는 컬렉션 쇼 현장에는 올가을ㆍ겨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패션 관계자, 국내외 바이어, 연예인 그리고 디자이너 지망생으로 붐비고 있다. 완벽한 ‘그들만의 세계’다. 3월이 다 가도록 쌀쌀한 날씨 탓에 봄옷조차 제대로 준비 못한 마당에 어떤 이는 몇 계절을 앞서가고 있으니 말이다. 혼자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금물. 가을옷은 가을에 가서 생각하면 된다. 4월이다. 꽃샘추위도 떠나고 이제서야 ‘진짜’ 봄이다. 지금 잘 골라두면 늦가을까지 알뜰살뜰 챙겨입을 수 있는 필수 아이템을 살펴보자. ‘그들’이 가을 트렌드를 읽는 동안, 당신은 눈 앞에 다가온 봄을 만끽하면 된다. 남자, 봄 ‘타고’ 패션지수를 높일 시간이다.



▶‘불황’에 빠듯해진 지갑…슈트는 ‘클래식’이 정답=‘그루밍(미용과 패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족이 늘었어도 불황마저 뚫고 지나가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해외 유명 컬렉션 쇼에서는 더욱 대담해진 컬러와 문양이 올봄 남성복 트렌드라고 이야기하지만, 신사복을 고르는 남성의 손은 과감해지기 쉽지 않다. 튀는 아이템을 고를 때마다 매장 직원은 말한다. “옷이 많으면 그것도 괜찮다”고.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한 슈트 스타일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건 문화 전반에 불고 있는 복고바람 덕이 아니라, 어쩌면 경기불황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결과다. 언제 어디에서나 잘 어울리고 활용도가 높은 클래식 슈트 한 벌을 마련하고 여기에 셔츠와 타이 등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남성이 늘고 있는 것. 위기는 기회다. 그동안 갈고 닦은 ‘스타일링’ 실력으로 빠듯해진 지갑을 극복하자.

삼성패션연구소 역시 “올봄에는 클래식한 ‘포버튼 더블 브레스트 슈트(재킷 좌우가 겹쳐지도록 단추 4개를 두 줄로 단 상의)’에 튀는 문양의스카프나 타이 등의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게 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클래식이라고 해서 너무 딱딱하거나 경직된 스타일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번 시즌 클래식이 추구하는 건 “고전적인 아이템의 캐주얼화’다. 보다 젊은 감각의 디자인에 편안함마저 느껴지는 슈트 실루엣이 이를 증명한다.

이현정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올봄 신사복은 기본 디자인에 체크나 줄무늬 등 프린트 처리를 하거나, ‘빈티지(낡은 듯한 느낌)’ 효과를 주는 울 소재, 린넨ㆍ면 혼방 소재를 적용해 보다 캐주얼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전했다. 

바나나 리퍼블릭의 진한 감청색 재킷과 회색톤 블루 팬츠(왼쪽)
요지 야마모토의 회색톤 블루 재킷과 하늘색 줄무늬 팬츠(오른쪽)


▶봄, 단 하나의 컬러…‘블루’에 집착하라=봄 하면 빨강ㆍ노랑 등 통통 튀는 색상을 떠올리지만, 사실 청량감 넘치는 파랑 계열 색만큼 봄을 잘 나타내주는 컬러도 없다. 특히 이번 시즌엔 강렬함이 느껴지는 ‘로열블루’보다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의 ‘아쿠아블루’ 등 한층 채도를 낮춘 색상이 급부상했다. 최근 검정의 대체 컬러로 떠오른 네이비(감색)와 함께 올봄ㆍ여름 패셔니 스타의 옷장을 채울 전망이다. 슈트뿐만 아니라 가방과 구두 등 남성 액세서리 전반에 걸쳐 인기를 끌 조짐이다.

노영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블루는 전통적으로 젊음과 변화ㆍ긍정적인 에너지를 상징한다”며 “정치ㆍ경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사회 분위기와 어우러져 봄부터 파란색 계열이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요지 야마모토’에서는 회색빛이 감도는 오묘한 색상의 블루 재킷에 밝은 하늘색 줄무늬 셔츠와 팬츠를 매치한 슈트 스타일을 선보였다. 여기에 와인색 타이로 포인트를 줘 고급스럽고 우아하게 연출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에서도 차분한 분위기의 잉크블루 슈트를 선보였다. 독특한 질감이 눈에 띄는 슈트에 보다 어두운 셔츠를 맞춰 입어 편안해 보이지만, 세련미가 넘친다.

 
제일모직 로가디스의 그린 치노 팬츠와 블루 셔츠·슈즈

이현정 제일모직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블루 컬러 재킷에 흰색 바지를 매치하면 청량하고 고급스러운 인상을, 보색인 레드 컬러 스카프를 장식하면 화려하고 눈에 띄는 개성있는 패션을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파란색 재킷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셔츠나 구두를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김나라 ‘로가디스 컬렉션’ 디자인실장은 “짙은 블루 색상의 옥스퍼드 슈즈를 신으면 한층 젊고 활동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며 “그 위로 요즘 유행인 줄무늬 등 문양이 가미된 양말이 드러나면 직장 동료나 친구 사이에서 단숨에 ‘패션 리더’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사진제공=제일모직ㆍ코오롱FnCㆍ신세계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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