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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 분양 받고도 분양은 2년 후에나…토지사용 시기 미분양 우려 키우고, 분양가 상승에도 악영향 끼친다 지적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주택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건설업체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으로부터 분양받는 공공 택지의 토지 사용 시기가 분양 시점으로부터 지나치게 멀게 잡혀 미분양 위험 등 사업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울러 토지를 사용할 때까지 이자를 부담해야 해 분양가 상승 등 사업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주택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LH 등 택지개발사업 시행자로부터 택지를 매입한 업체가 주택을 분양하기까지 평균 15∼20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땅값은 대출을 받아 미리 냈지만, 주택 분양은 2년 뒤에나 할 수 있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국토지공사가 2007년 공급한 고양삼송지구의 공동주택용지는 토지사용시기가 2009년 12월로 명시돼 계약한 2007년 6월로부터 31개월이 소요됐다.

LH가 2011년 말 하남미사ㆍ화성동탄2지구에서 각각 분양한 공동주택용지 2곳도 사용시기는 계약일로부터 24∼25개월이 지난 2013년 12월로 업체의 이자 부담을 더욱 무겁게 했다.

건설사가 공공택지 대금을 선납할 경우 집을 분양해 땅값을 회수할 때까지 들어간 금융비용을 택지비에 포함시킬 수 있지만, 분양가상한제에서 인정하는 택지선납대금 기간이자의 평균 금리는 6.2%(2012.1)에 불과하다. 실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시 적용받는 금리는 6∼12%의 선이다. 또 땅을 매입한 뒤 한참 기다려 분양을 하더라도 땅값을 회수하려면 1년 이상을 더 버텨야 한다.

2011년 김포한강지구에 아파트 812가구를 분양한 A건설은 분양 모집에 나선 지 17개월 만에 4차 중도금을 받아 총 사업비 1865억원 가운데 38.2%를 차지하는 택지비 712억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보상이 반만 진행된 상태에서 땅을 매입해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입주 시점에도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업체가 ‘덤터기’를 쓰기도 한다. B건설은 2009년 10월 인천 영종지구에 아파트 1300여가구를 분양해 2012년 9월 입주 시작했지만 제3연륙교 등 기반시설이 지연돼 입주 후 2년간 셔틀버스를 지원하는 등 222억원을 추가 부담했다.

한국주택협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택지를 공급한 뒤 6개월에서1년내 땅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경제연구소 전망이 분기별로 나올 만큼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2년 뒤를 내다보고 땅을 사라는 건 건설사에 너무 큰 위험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택지를 공급해 사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면 택지비에 가산되는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분양가도 내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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