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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어디로?…내달 1일 신임사장 공모, “정치논리 휘둘리지 말아야” 한목소리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설립 이래 처음으로 MBC 사장을 해임함으로써, 후임 사장 인선을 비롯해 MBC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27일 방문진과 MBC에 따르면 방문진은 오는 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후속조치를 논의한 뒤 같은 날 MBC 2대주주 정수장학회와 함께 주주총회를 열어 김재철 사장 해임을 처리한다. 26일 방문진 이사회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된 김 사장 해임안은 29일 주총을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MBC는 이어 4월1~18일 차기 사장 공모를 마무리한다. 방문진은 지원자의 경영계획서 등 서류심사를 거쳐 3배수 정도로 후보를 추린 뒤 면접과 이사회 투표로 새 사장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후임 사장으로 벌써부터 전현직 MBC 출신 인사가 여럿 거론되고 있다. MBC 사장공모에 응모하겠다는 자원자도 나왔다.

전 정부와 김재철 사장 재임 3년 동안 공영방송 MBC의 몰락을 지켜 본 수많은 방송계 인사는 차기 사장 인선 기준으로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조직 갈등을 서둘러 봉합할 수 있는 ‘융통성’을 첫 손에 꼽는다.

방송계 한 인사는 “MBC가 너무 망가져 있지 않았나. 누구도 MBC가 다시 시끄럽기를 원치 않는다. 강경일변도 인사는 피하고, MBC 조직 특성을 잘 아는 전현직 MBC 출신들 가운데 특별하게 정치색을 띄지 않는 인물을 뽑아 MBC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송해룡 성균관대 신방과 교수(전 방송학회장)는 “화이불류(和而不流ㆍ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형이 와야한다. 공적인 마인드, 어디에도 눈치보지 않는 인사가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참에 공영방송 MBC 지배구조 개선의 전기를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문진 이사회는 여당 추천 몫 6, 야당 추천 몫 3 등 9인으로 구성돼있다. 이사회는 사장 선출 등 중요 안건을 다수결로 처리하도록 돼 있어 정치권의 입김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는 “또 다른 우려는 제2의 김재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이사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방문진 이사 선임 방식을 바꾸거나, 그게 당장 어렵다면 과반수 찬성이 아닌 특별다수제 등으로 바꿔야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해 “첫번째 김 사장과 같이 일했던 사람은 안된다. 공영방송 대표로서의 책임감, 공영성 확보 의지가 뚜렷한 인사여야한다”고 덧붙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는 그동안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워 온 김재철 사장이 물러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만큼 차기 사장 인선과 관련해선 의견을 내지 않고 자중하기로 했다.

MBC노조 관계자는 “김 사장 임기 중 해직, 정직, 대기발령자 등 인사 불이익을 받은 직원의 원직 복귀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현 사장이 떠나기 전 남은 임기 중에 다 해결해 주고 가면 좋지만 다음 사장이 와서 잘 해결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 임기 중 해고 8명, 정직 86명, 교육명령 41명, 대기발령 및 엉뚱한 보직을 받은 자는 65명, 명령휴직 3명 203명이 징계를 받았다.

후임 사장 선출 전까진 ‘편성통’인 안광한 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한다. 때문에 봄 개편 등 편성, 방송 제작과 관련해서 중대한 차질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조속히 후임사장 선출이 마무리되더라도 MBC를 떠난 시청자를 되돌려 앉히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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