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글 사의 직원들이 반도체 공장의 유독 물질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영리 탐사보도 단체인 탐사보도센터(CIR)는 23일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있는 구글 위성사업 사무소 2곳의 직원 1000여 명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최소 2개월 이상 미환경보호청(EPA)의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삼염화에틸린(TCE)에 노출된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삼염화에틸렌은 컴퓨터 칩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유독성 화학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암이나 기형아 출산을 유발한다.

CIR의 보도에 따르면 이사무소의 직원들이 삼염화에틸렌에 노출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사무소빌딩의 통풍설비 해체 작업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지하수와 토양이 심하게 오염된 곳이어서 통풍설비가 작동하지않게 되면서 직원들이 TCE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는 1960∼1970년대에 인텔을 비롯한 많은 컴퓨터 칩 제조업체의 공장이 있었고 당시 산업폐기물이 대규모로 유출되거나 버려졌다. 연방당국은 1989년 이곳을 오염물질의 정화와 방제 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지구로 지정했다.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임신 초기 3개월간 비록 소량이라도 TCE에 노출된 여성은선천적으로 중증 심장질환을 앓는 아이를 출산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이와 관련, EPA는 성명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이 유독물질에 노출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피해가 의심되는 여성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또 "이 지역에서 고농도의 TCE가 방치되는것에 대해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일부 직원이 TCE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