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이마트가 엔저시대를 맞아 일본 가공식품 가격을 10~20% 내린다고 25일 밝혔다. 기간은 이날부터 6월 30일까지다. 대상은 93개 제품이다. 엔화 환율이 작년 대비 10% 이상 떨어져 일본에서 들여오는 식품 가격도 환율 하락분 만큼 낮아졌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에 이를 반영하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엔저로 인한 가격인하 요인이 있는데도 일본 수입차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것과 대조된다. 이마트의 이런 가격 정책이 다른 유통업체ㆍ산업군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이마트는 1만1790원원에 팔던 기꼬망간장(1.8ℓ)을 1만610원에, 7450원이던 참깨 드레싱(300㎖)을 5960원에 판다. 20% 싼 가격이다. 이 할인율이 적용되는 상품은 23개다.

일본 수입 식품 가운데 최고 인기인 보노콘스프(30입)는 2600원에서 2340원으로 가격이 내려간다. 이 제품은 지난해 이마트에서만 13만개 가량 팔렸다. SB골든카레(240g)는 4780원에서 4300원이 된다. 이처럼 가격이 10% 떨어지는 상품은 70개라고 이마트는 설명했다.

일본 가공 식품은 매년 매출이 20% 가량 늘고 있고, 작년에만 50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인기가 높다.

이태경 가공식품 담당 상무는“엔저로 인해 일본에서 수입하는 모든 가공식품 가격을 인하했다”며 “앞으로도 환율 등 원가인하 요인이 있으면 소비자 이익을 위해 상품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와 함께 엔저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키조개 어가를 돕기 위한 대규모 조개 행사도 연다고 밝혔다. 오는 28일~4월7일까지 제철을 맞은 키조개살 10만마리를 평소보다 30% 저렴한 5980원(관자ㆍ4마리)에 판다. 여수 산지에서 대량 매입한 것으로, 평소 10일간 키조개 물량이 1만마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0배 가량 많다.

최우택 조개 바이어는 “산지 키조개 업체가 엔저로 늘어나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에 따라 산지 도매가마저 하락세를 보여 조개 어가들이 큰 어려움에 빠져있다”며“이마트는 산지 키조개 업체, 생산어민과 동반성장 차원에서 이번에 대규모로 키조개를 매입해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