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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시 엠바고)‘내구제 휴대폰 대출’로 나를 구제? 되레 사기친 일당 덜미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이른바 ‘내구제 대출’로 스마트폰을 개통하면 대출을 해 줄 것처럼 속여 스마트폰을 개통한 후 단말기를 처분하는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긴 일당 9명이 검거됐다. ‘내구제’란 이른바 ‘나를 구제한다’는 뜻으로, 신용이 낮은 사람이 휴대폰ㆍ가전제품 등을 할부 구입한 후 바로 업체에 매도해 현금을 받는 방법을 뜻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부터 6월까지 거짓 대출광고 문자로 고객을 끌어들여 스마트폰을 개통하면 신용등급을 높여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여 휴대전화 326대를 개통하고 단말기와 유심칩을 처분하는 수법으로 6억67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ㆍ범죄수익은닉)로 일당 9명을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모집책 A(37)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개통책인 통신판매점 사장 B(3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나머지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텔레마케팅 업자인 A 씨는 개인정보 판매책인 C(38ㆍ여) 씨가 중국 해커로부터 구입한 신용불량자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출광고 문자를 무차별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 일당은 이를 보고 연락한 사람들에게 “신용 불량으로 대출이 어렵다. 고객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3개월 동안 유지한 후 신용등급을 올려 대출을 해주겠다. 개통시 1대당 통신보조금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위임장ㆍ인감증명서 등을 넘겨받아 개통책 D(38) 씨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D 씨는 A 씨로부터 넘겨받은 서류들을 이용, 고가의 스마트폰을 개통해 통신사로부터 보조금을 받은 후, 단말기는 해외로 처분하고 유심칩은 미검된 유심작업책에게 판매하는 수법으로 대당 약 1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해 A 씨 등과 나눠 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스마트폰 1대 개통시 받은 돈은 25만원에 불과하나 할부금 및 소액결제에 의해 갚아야 할 돈은 최고 450여만원까지 이르는 등 사실상 연이율 1800%에 이르는 살인적 대출과 다를 바 없다”며 “대부업체에서 조차 소외된 경제적 취약계층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악질적 사기 범죄”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이와는 별건으로 ‘내구제 대출’ 업자 등으로부터 유심칩을 매입해 게임 사이트 등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아이템을 취득한 후 처분하는 수법으로 실제 명의자에게 총 2000만원 상당의 요금폭탄을 부과시킨 유심작업책 E(34) 씨를 구속해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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