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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오래된 서울’외 출판 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오래된 서울(최종현, 김창희 지음/디자인커서 펴냄)=흔히 서울의 나이를 600년으로 보지만 저자들은 1104년 8월 고려 숙종이 지금의 경복궁 서북쪽 한 귀퉁이를 지정, 행궁이 서던 지점, 즉 900년 전을 서울 탄생 시점으로 본다. 이런 과감한 주장의 역사적 추론은 탄탄하다. 저자는 고려 숙종이 고려 남경의 옛 흔적을 찾아내고 개성~서울 간 도로의 원형을 찾아 남경역의 위치를 지금 동대문 밖의 대광고등학교 자리로 추정하기도 한다. 일반사와 도시사, 지리학을 넘나드는 서울이야기는 ‘서울학’을 주창해온 저자의 깊이있는 연구에 값하는 성과가 들어있다. 제1부는 서울의 역사적ㆍ지리적 원점을 추적하는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으며, 2부와 3부는 서촌지역에 집중했다. 인왕산 아래 서촌에서 선대의 못다한 꿈, 경화사족에서 중인, 친일파, ‘모던 보이’를 거쳐 현대사의 격랑에 ‘미아’가 된 사회주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울의 꿈을 복원시켰다.

▶왜 모두 미국에서 탄생했을까(이케다 준이치 지음/메디치 펴냄)=‘애플의 교주’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대에서 행한 생전 마지막 연설에서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과 함께 ‘홀 어스 카탈로그’를 소개했다. ‘홀 어스 카탈로그’는 히피를 위한 잡지로, 잡스는 이 영향을 받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버닝맨 축제의 정신을 구글로 옮겨왔다. 함께 어울리며 창조하고 파괴하는 버닝맨 축제는 히피가 중시한 공유정신을 기반으로 삼는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이베이 등 PC와 웹 등 IT의 표준을 제시한 실리콘밸리의 힘을 저자는 미국 자유주의 문화, 그 중에서도 서부를 중심으로 꽃피웠던 히피와 대항문화에서 찾는다. 그렇다면 히피세례를 받지 않은 페이스북의 탄생은 미국특유의 사교관계에 닿는다. 손 안의 세계를 만들어온 IT와 웹의 사회문화적 요인이 무엇인지 찾아간 흥미로운 탐색이다.

▶선셋파크(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세계를 구축한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의 신작 장편. 다소 환상적인 요소가 결합된 전작들과 달리 철저히 현실의 삶에 기반한 리얼리즘 소설이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무너져내린 미국 서민의 삶을 네 젊은이의 이야기를 통해 섬세하게 그려낸다. 소설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완전히 바뀌어버린 주인공의 삶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번듯한 집안에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똑똑한 청년 마일스가 의붓형의 죽음에 괴로워하다가 결국에는 부모님 곁을 떠나 하루하루 닥치는대로 일을 하며 떠돌아다니게 된다.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인물의 내면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그들이 얽매여 있는 문제를 풀어낼 실마리를 찾아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폴 오스터는 미국 대표작가답다.

▶CEO가 잃어버린 단어(조지프 A 마사리아리엘로 외 지음, 조성숙 옮김)=일반인의 기업에 대한 시선은 대체로 곱지 않다. 비윤리적이고 불법을 일삼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부정적 시선으로 바뀐 이유를 기업내부에 있다며, 방향감각을 상실한 기업경영을 정상궤도로 되돌리기 위해선 ‘인문학으로서의 경영’을 내세운 피커 드러커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기능적 조직으로 이뤄진 도덕적 사회를 꿈꾼 드러커의 사상이 어떤 인문학 바탕에서 이뤄졌는지 탐색한다. 드러커는 인문학과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 사이에 명확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평생에 걸쳐 보여주었지만 이를 자세히 설명해내지 못한 채 타계했다. 마시아리엘로와 링크 레터는 드러커의 경영학과 인문학적 지식을 종합, ‘인문학으로서의 경영’을 정의하고 드러커의 비전을 제시했다.

/meelee@heraldm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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