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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산마비 사태, 방송사 제작 차질 잇따라
[헤럴드생생뉴스] 사이버테러로 인한 방송사의 전산망 마비로 방송 제작에 차질이 빚어졌다.

긴급 복구에 나섰지만 피해가 워낙 광범위해 복구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게 방송사 측의 공통된 전망이다. 현재까지 최대 피해 분야는 제작 기간이 촉박한 뉴스와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이다.

20일 오후 11시 KBS, MBC, YTN 본사에서는 전산망 마비 상태가 계속됐다.

해당 방송사 주요 부서들은 방송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전산망이 마비되자 각 사는 직원들에게 내부 PC에 연결된 랜 선을 빼고 전원을 끄라는 지침을 내렸다. 혹시 있을지 모를 악성코드 침입을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KBS는 또다른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자사 홈페이지도 자체 차단했다.

그러나 사내에 설치된 PC들은 대부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KBS 관계자는 “컴퓨터 수천 대가 피해를 본 것 같다”라며 “지금도 컴퓨터를 켜는 순간 데이터가 삭제된다”라고 전했다.

MBC 역시 사고 당시 회사 전산망에 접속한 PC는 하드디스크 부팅 영역이 손상됐고, 기간업무 서버에도 일부 장애가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방송사와 정부기관은 이번 사태의 원인을 악성코드에 의한 사이버테러로 추정하고 있다.

KBS ‘9시 뉴스’와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해커들이 컴퓨터 코드에 선봉부대를뜻하는 ‘하스타티(HASTATI)’라는 단어를 남겼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원인은 파악됐지만 복구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산망을 복구했더라도 감염된 PC들을 정상화하는 게 관건이다.

KBS는 현재 대응 백신을 찾아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전산망 복구보다 먹통이 된 PC들을 살리는 게 문제”라며 “망을 켜도 당장 사용할 PC가 없다. 신중을 기하기 위해 치밀한 점검을 하다보니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MBC 측도 “전문 바이러스 업체와 공동으로 PC 복구 모듈을 작업 중이며 준비되는 대로 사내에 즉시 배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산망 마비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방송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방송 송출은 독립 전용망을 써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내부 시스템과 인터넷 등을 사용한 제작 제반 업무들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특히 당장 방송을 앞둔 뉴스와 라디오 프로그램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제작진은 방송 차질을 막기 위해 말 그대로 온몸으로 뛰고 있다.

인터넷을 써야 하는 작가들은 인근 PC방으로 이동했고, 라디오 스튜디오에서는 음원 다운로드가 어려워 직접 CD를 구하려고 뛰어다니는 광경도 펼쳐졌다.

KBS는 오후 9시께 감염되지 않은 디지털 뉴스룸 서버와 PC로 내부 보도정보시스템을 제한적으로 복구했다.

그러나 그전까지 보도정보시스템으로 기사 송고가 안 돼 기자들은 직접 손으로 기사를 쓰거나 한글 프로그램에서 작성 후 출력해 편집부로 보냈다. 보도본부에서는 임시 노트북을 지급했다.

MBC 보도국 역시 사내 기사 작성 프로그램이 멈추면서 수기와 이메일 등으로 기사를 송고했고, 전산 마비 3시간여 만에야 긴급 인트라넷망으로 필수 업무를 진행했다.

KBS와 YTN은 동일한 전산망을 쓰는 지역사들도 함께 피해를 봤지만 MBC는 지역사의 서버가 달라 지역에서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역 뉴스가 본사와 공유가 안 되는 차질을 빚었다.

24시간 보도전문채널인 YTN도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YTN 관계자는 “24시간 생방송 채널이라 방송 차질이 심각하다”라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모든 방송 관련 장비가 다운돼 상황이 심각하다”라고 전했다.

기타 예능이나 교양 프로그램, 드라마도 제작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BS 드라마 관계자는 “후반 작업인 종합편집에서 음향효과와 음악 믹싱시 파일로 받아 처리하던 것을 예전 방식대로 아날로그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시간이 오래걸리지만 당장 이번 주 방송분에 차질은 없다”라고 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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