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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라인 전쟁 게임, 여럿이 함께하면 도덕적 판단 어려워져”
- 이숙정 중앙대 교수 ‘폭력적 온라인 게임의 도덕적 이탈 단서’ 논문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든어택’ 등 10대 청소년들이 즐겨하는 온라인 전쟁게임(FPSㆍFirst-person shooter)의 경우 혼자 할 때보다 다른 사람과 팀을 이루어 게임을 할 때 이용자의 도덕적 이탈 수준이 더욱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숙정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청소년연구’ 24권에 게재된 ‘폭력적 온라인 게임의 도덕적 이탈 단서’ 논문을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6일부터 23일까지 총 9회에 걸쳐 서울의 4년제 대학교에 재학 중인 만 20~27세 남학생 122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이들 중 16명을 뽑아 즉석에서 블루팀과 레드팀으로 나누고 같은 팀원의 정보를 공유하도록 했다. 게임을 하는 장소도 팀 별로 나눠 집단 의식을 형성하게 했다.

나머지 실험자들은 혼자서 게임을 하도록 했으며 서로 대화는 물론 정보 공유도 금지했다. 게임은 15분 단위로 3번씩 총 45분간 이뤄졌다.

게임을 마치고 각 실험자들을 대상으로 ‘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것은 괜찮다’ ‘우리 가족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을 때리는 것은 괜찮다’ ‘집단의 위신이 떨어지거나 도전을 받았을 때 싸우는 것은 괜찮다’ 등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각 문항은 5점 척도(5점=매우 그렇다, 1점=전혀 그렇지 않다)로 측정했다.

그 결과 팀을 이뤄 혼자 게임을 한 실험자의 경우 평균 측정 값이 2.61에 그친 반면 집단으로 게임에 참여한 실험자는 평균 값이 3.21로 훨씬 높았다. 즉 집단 이용자들은 개인 이용자에 비해 자신 또는 자신이 소속된 공동체를 위해 상대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에 대해 거리낌이 없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행위자 개개인이 드러나지 않는 집단적 행동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 판단이 왜곡되고, 따돌림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이 증가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폭력적 성향의 온라인 게임을 집단으로 이용할 경우 팀의 승리를 위한 공격적 행위라는 도덕적 정당성이 생기고, 개인이 드러나지 않는 책임 분산 기제 등이 발생한다”며 “현실에서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서도 도덕적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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