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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개미와 원숭이
원숭이는 다트를 던져 투자할 종목을 ‘찍는다.’ 펀드매니저는 많은 정보와 과학적인 기법으로 정교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아마추어 투자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할 회사를 고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원숭이, 개인투자자, 펀드매니저들이 꼽은 포트폴리오를 놓고 2000년 7월부터 1년 가까이 진행한 주식투자 게임의 결과는 의외였다. 1등은 2.7%의 손실을 기록한 원숭이었다. 펀드매니저는 손실률이 13.4%나 됐고, 아마추어 투자자는 28.6%로 4분의 1토막이 났다. 인간이 원숭이에게 얼굴을 들지 못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이후에도 많다. 영국 언론사가 고양이와 펀드매니저 등으로 이뤄진 전문투자자 간 주식투자 게임을 벌인 결과 승자는 역시 고양이었다. 앵무새, 침팬지로 바꿔봐도 결과는 대부분 동물들의 승리였다.

하루 종일 주식만 생각하고, 숱한 정보를 갖고 있는 주식투자의 ‘선수’들이 원숭이에게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나치게 많은 생각이 오히려 투자의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투자는 술 취한 사람들의 걸음 같은 ‘랜덤워크(Random Walk)’여서 원숭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특히 ‘개미’로 불리는 일반투자자들은 원숭이도 없고(?) 인간들만 투자하는 시장에서도 늘 외국인이나 기관들에 밀리는 패자다. 그런데 개미들이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이익 16조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렸다는 보도가 잠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는 통계 분류의 함정일 뿐 실제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 한 번도 그런 경우는 없었지만 개인투자자인 개미와 곤충 개미 간 수익률 경쟁을 붙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하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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