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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w Job, Good Job>세 가지로 분석해보니…좋은 일자리는 여전히 감소중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지난 십년간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일자리 창출을 외쳤지만 ‘뉴 잡(new job)’이었을 뿐 ‘굿 잡(good job)’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은 일자리는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번 좋은 일자리 지수(HH-GJI)의 주요 지표가 됐던 소득과 고용안정성 모두 지난 십년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비중이 늘어났고, 일을 하고 있지만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근로빈곤층의 비중이 확대됐다. 지수의 보조지표로 활용한 근로시간 역시 저소득층에서 주로 감소하면서 일용직, 임시직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월 급여를 기준으로 중위 소득의 75%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 ‘적정 이상’ 일자리의 비중은 지난해 67.3%로 10년전인 2003년(70.7%)보다 3.4%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중위 소득값의 75%가 되지 않는 ‘적정 미만’ 근로자는 지난 2003년 29.3%에서 32.7%로 늘어났다. 지난 십년간 고소득 근로자보다는 저소득 근로자가 빠르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특히 저소득층 중에서도 근로빈곤층이 확대됐다. 근로빈곤층은 현재 일은 하고 있지만 벌어들이는 소득으로는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태의 근로자들을 말한다. 중위 소득값의 50%에도 못 미치는 근로빈곤층은 지난 2003년 10.5%에서 2012년 14.0%로 3.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2006년 15.3%를 고점으로 근로빈곤층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가 싶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안정적인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고용안정성도 악화됐다.

정규직 일자리는 지난 2003년 67.4%에서 지난해 66.7%로 0.8%포인트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비중은 32.6%에서 33.3%로 높아졌다. 지난 2004년 최고 37%까지 올라갔던 비정규직 비중은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십년 전 수준으로도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득과 고용안정성 지표를 조합해보면 상황은 더 좋지 않다.

고소득층이면서 정규직인 근로자의 비중은 2003년 25.6에서 2012년 22.7%로 2.9%포인트 감소한 반면 근로빈곤층이면서 비정규직인 일자리의 비중은 8.3%에서 11.1%로 2.8%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HH-GJI 산출에는 근로시간이 보조지표로 활용됐다. 이전 대비 근로시간이 줄어든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와 함께 근로시간이 짧은 단기 계약직이 늘어난 것은 부정적이다.

근로빈곤층의 일자리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주간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과소근로’ 일자리가 지난 십년간 무려 95만개나 늘어났다. 근로빈곤층이면서 과소근로에 해당되는 것은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단기 계약직으로 추정되는 일자리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증가세가 가팔라지면서 십년 만에 2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증가한 전체 일자리가 358만5000개 임을 감안하면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중 4분의 1 이상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이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전문직이지만 불안정한 프리랜서 그룹으로 보이는 ‘고소득 과소근로’ 일자리도 지난 2003년 이후 63만9000개가 증가했으며, 중소기업 비정규직으로 추정되는 ‘중소득 과소근로’직도 162만3000개나 늘어났다.

근로시간 자체는 지난 10년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과다근로’ 일자리의 비중은 2003년 32.2%에서 지난해 21.9%로 10% 이상 낮아졌다.

근로시간이 36시간 이상, 50시간 미만인 ‘적정 근로’ 일자리의 비중은 45.3%에서 42.1%로 역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현대경제연구원측은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것은 일자리 다양성의 증가와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일부의 경우 근로기회가 축소되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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