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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부족함 국민에 고백 · 참회”…민주 486의 커밍아웃
‘진보행동’ 반성문 내놓고 해체 선언
우상호 의원 “친노·비주류도 바뀌어야”
계파정치 청산 본격화 가능성 촉각



민주통합당 486세대 의원들의 모임인 ‘진보행동’이 19일 해체를 선언했다. 진보행동은 “더이상 486이라는 과거 인연으로 모임을 만들지 않겠다”면서 국민 앞에 반성문을 내놓았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 회관 제2세미나실에 열린 ‘486 진보행동의 반성과 미래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우상호 의원은 “우리의 부족함을 국민에게 고백하고 참회한다. 486 정치인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우 의원은 전대협 초기 멤버로, 이인영 의원과 함께 당내 ‘486 간판’으로 통한다.

1980년대 운동권 세력이었던 ‘486 정치인’은 그동안 민주화운동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행사하면서, 우리 사회를 민주와 반민주로 이분법적으로 갈라왔다. 그러면서도 기성 정치와 전혀 차별화하지 못해 참신성이 떨어지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때문에 이날 ‘486세대의 해체 선언’은 한국 정치에서 새롭게 부상했던 계파정치의 청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발제에서 우 의원은 “1997년 정권교체 이후 시대적 과제를 안고 우리는 정치권에 입문했다. 그러나 우리는 기존의 정치문법을 배웠고 기존의 관행을 혁파하는 데 주저했다. 기존 정치권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데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우 의원은 “지도부를 맡은 선배 정치인들의 당직 요청에 많은 486 정치인이 합류하면서 우리는 ‘당권파나 ○○계’로 분류됐다. 당이 어려울 때 도와야 한다는 논리로 활동했지만 내부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당시 주류 집단의 논리를 대변하거나 변호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며 계파정치에서 486이 자유롭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486은) 소장파도 아니고 당 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패거리 정치 논란’과 관련해 우 의원은 “정작 당 밖 시민사회는 과연 너희가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제대로 뭉쳐봤냐고 비판한다. 뼈아픈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우 의원은 “우리의 해체로 당내 새로운 흐름이 생기길 기대한다. 특정 정치지도자와의 인연을 매개로 한 계파 대신 노선과 가치, 정책으로 묶인 의견집단, 정파를 형성하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겠다”면서 “친노 진영도, 이에 대응하는 각 계파, 비주류 연합세력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해체 선언에는 민주당의 486세대 현역 의원 19명을 포함해 44명의 진보행동 모임 정치인이 동참했다. 대선 캠프에서 선대위원장과 공보단장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던 우 의원과 이 의원 외에도 김현미ㆍ정청래ㆍ박홍근 의원 등이 현재 당내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486세대는 친노(친노무현)계 다음 가는 세력을 자랑해왔다. 정치적ㆍ개인적 성향에 따라 고(故) 김근태 의원이 이끌었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정세균계, 친노계 등으로 나뉜 상황이다.

한편 486에 대한 반발 기류도 만만찮다. 비주류 진영의 한 의원은 “노이사(친노무현, 이화여대, 486) 공천으로 불렸던 지난해 총선은 물론이고 대선 때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은 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어찌된 일인지 486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웠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의원 역시 지난 전당대회에서 “486 정치인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많다. ‘숙주정치’라는 말도 나온다”고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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