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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만원만 주세요”…소액 노린 ‘자해공갈’ 기승
[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서울 강동구에 사는 회사원 A(32) 씨는 4년 전 집 근처 좁은 골목길에서 저속으로 차량을 운전하다 경미한 교통사고를 냈다. 길을 지나던 60대 남성 B 씨의 팔꿈치와 자신이 몰던 차량의 사이드미러가 부딪친 것. A 씨는 즉시 차를 세우고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B 씨는 “괜찮다”면서 치료비로 몇 만원을 요구했다. 결국 A 씨는 B 씨에게 5만원을 건네는 것으로 마무리졌다.

이후 몇 년간 A 씨는 B 씨가 이 골목을 두리번거리며 자주 돌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최근에는 B 씨가 다른 차량에 유사한 접촉 사고를 일으켜 치료비 명목으로 몇 만원을 받아내는 것을 확인했다.

B 씨가 고의로 사이드미러에 부딪치는 사고를 내고 있다고 생각한 A 씨는 B 씨를 자해공갈 범행을 저질러온 혐의로 서울 강동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좁은 골목길에서 차량 사이드미러 등에 고의로 부딪치는 접촉사고를 낸 뒤 치료비 명목으로 5~10만원의 소액을 뜯어내는 자해공갈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차량 사이드미러에 손목이나 어깨를 일부러 부딪친 뒤 “파스 값이라도 달라”며 요구해 5만원을 뜯어내는 등 총 43회에 걸쳐 470만원을 가로챈 C(41) 씨가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자해공갈범들은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많은 좁은 장소를 찾아 목표 차량을 고른 뒤 차량과 마주본 채 걸어간 뒤 고의로 사이드미러에 손목이나 팔꿈치, 어깨 등을 부딪치는 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벼운 교통사고는 신고하지 않고 합의하고 끝낸다는 점을 노려 5만~10만원의 소액을 요구하는 자해공갈범이 많아지고 있다”며 “경미한 사고라도 고의성이 의심되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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