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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볼쇼이극장 발레리나들, 성상납 강요당해”
-前극장 프리마 발레리나 폭로


[헤럴드생생뉴스]발레단 예술감독 황산테러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러시아 볼쇼이극장이 극장 소속의 발레리나들에게 돈 많은 기업인이나 후원회 회원들을 위한 에스코트 서비스나 성상납까지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때 볼쇼이 극장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활동하다 2003년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극장에서 쫓겨난 아나스타시야 볼로치코바(37)는 17일(현지시간) 인기 민영TV 방송 ‘NTV’의 토크쇼 프로그램 ‘젤레즈니예 레디’(철의 여성)에 출연해 에스코트 서비스에 대한 소문을 확인해 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을 받고 “소문이 아니며 완벽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볼로치코바는 “내가 극장을 떠나고 난 뒤 단원들이 전화를 걸어와 엄청난 얘기들을 했다”며 “이는 10년 전의 일이고 지금은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장에서 유명한 행정 담당자가 목록에 따라 발레리나들을 불러 특정 모임이나 파티에 가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애프터나 침실로 가야 하는 상황 등 모든 일이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극장 측의 관행을 폭로했다.

볼로치코바는 돈 많은 갑부나 극장 후원회 회원 등이 발레리나들이 봉사해야 할 대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극장측의 지시를 거부하는 발레리나들에게는 극장 내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협박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볼로치코바는 지난 2011년에도 볼쇼이 발레단이 돈많은 기부자의 애인소개소로 변모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볼로치코바는 “거물급들 혹은 후원자들이 파티를 열면 볼쇼이 단원들을 초청한다”면서 “단원들은 개인적으로 초청을 받는 것이 아니라 발레단 행정기관을 통해 동원당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발레리나들은 파티에 가면 앞날이 보장되고 가지 않으면 다음 투어 때 빠질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들이 어떻게 하겠는가. 내 눈으로 확인했으며 내부에서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오간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크쇼에 함께 출연한 볼쇼이 수석무용수 니콜라이 치스카리드제(39)는 볼로치코바의 주장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치스카리드제는 대신 지난 1월 발생한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 세르게이 필린(42)에 대한 황산 테러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아나톨리 익사노프 극장장 등 볼쇼이 지도부와의 갈등 때문에 테러사건 배후로 지목받아온 치스카리드제는 “극장 단원들이 필린이 황산테러로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믿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극장 측이 반대파를 몰아내기 위해 필린의 부상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경찰은 현재 예술감독 필린 테러 사건의 피의자로 볼쇼이 발레단 주연급 무용수파벨 드미트리첸코(29)와 공범 2명을 구속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드미트리첸코는 그러나 경찰의 황산테러 사주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을 맡은 필린은 지난 1월 귀갓길에 모스크바 자택 인근에서 황산테러를 당해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고 현재 독일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전문가들은 황산 테러 사건이 그동안 볼쇼이 극장 내부의 갈등과 문제가 곪아터진 것이란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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