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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부 중기정책 처음부터 '삐걱'
[헤럴드생생뉴스]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이 시작부터 난관을 만났다.

새 정부의 첫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18일 돌연 사퇴한 것. 내정된 지 3일만이다.

후임 중기청장에는 김순철 현 중기청 차장과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황철주 내정자, 주식백지신탁에 ‘발목’=황철주 내정자는 이날 오후 중기청을 통해 사의 표명 사실을 밝혔다.

그는 중기청장이 되면 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 됐다고 밝혔다.

황 내정자는 주성엔지니어링의 주식을 25.45% 보유하고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600억원이 훨씬 넘는다.

그는 지난 15일 청와대가 중기청장 내정 사실을 통보하면서 주식을 1개월 안에 처분 또는 백지신탁을 해야 한다고 해서 주식을 백지신탁만 하면 될 줄 알았다고 설명했다.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 제도는 고위 공직자는 주식 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 보유 주식이 직무와 관련이 없으면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유권해석 결과 중기청장의 업무 영역이 넓어 직무와 연관이 되기 때문에 백지신탁한 주식도 금융기관이 1개월 안에 매각해야 하자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규정 탓에 창업 기업인이 중기청장 등 공직에 들어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 경제는 앞으로 창조경제로 지속성장해야 한다. 법과 제도 또한 창조형 지속성장형 제도로 재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중소기업 정책을 이끌 수장이 법 규정도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내정 사흘만에 사퇴한 것은 모양상 좋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중기정책 추동력 약화 우려= 황철주 내정자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도 당분간 추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계도 기업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벤처 1세대’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중기청장에 내정되자 정책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이 정책에 적극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갑작스러운 낙마에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중기청은 황 내정자가 사의를 표명한 직후 김순철 차장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열고 직원에게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 차장은 본연의 임무 충실히 수행, 청와대 업무 보고의 철저한 준비, 공직 기강 확립과 적발 시 엄중 처벌 등을 강조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청장 임명이 며칠 연기됐지만 현재 청장 대행인 차장 중심으로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며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청은 21일 청와대 업무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황 내정자의 사퇴로 다음 주로 연기됐다.

◇ 후임 중기청장은=황 내정자가 사퇴하면서 후임 중기청장이 누가 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관급이 참석하는 국무회의에 배석하고 담합 행위 고발 요청권도 지니는 등 위상과 권한이 커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청와대에서 후임 중기청장 검증 작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늦어도 2∼3일 안에 후임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임에는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 부회장과 김순철 현 중기청 차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행정고시 23회인 송 부회장은 1980년 공업진흥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경기지방중기청장과 중기청 중소기업정책국장 및 차장을 지냈다.

다만 중기청 상급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윤상직 장관(행정고시 25회)보다 행정고시 기수가 앞선다. 윤 장관과 송 부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 동기다.

또한 이번에 외부에서 청장을 발탁하려다 실패했다는 점 때문에 중기청 내부 승진 가능성도 있다.

내부에서는 현재 김 차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행정고시 27회인 김 차장은 전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중기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과 기획조정관을 지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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