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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빡깜빡 ’ 노년을 위트있게 즐기려면…
1982년 여름, 행동주의 심리학의 거목 고(故) 스키너 박사는 미국심리학회 연례회의에서 두 개의 논문을 발표한다. 과학적 보고서라기보다 개인적 경험에 근거해 쓴 ’노년기의 지적 자기관리’와 본인 생각에 훨씬 더 중요해 보이는 주제를 담은 ‘왜 우리는 세계를 구제하러 나서지 않는가’였다.

세상의 관심은 그중 하나인 ‘노년에 관한 논문’에 쏠렸다. 스키너는 “노년을 굳이 과학적 접근 방법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고, 그저 노년을 즐기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고 말한다.

스키너는 어느 날 저녁식사 자리에 모서리 쪽의 어두운 곳에 앉게 된다. 중국인인 학과장 부인이 그의 무릎에 접시를 놓고 나서 두껍고 밤색인 작은 파이를 가리키면서 무어라고 얘기하지만 그는 알아듣지 못한다. 그는 포크와 나이프로 그 작은 파이를 먹기 시작했다. 다 먹고 나서야 그는 옆에 있는 사람들이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을 본다. 그는 삶은 달걀을 껍데기째 먹어버린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일에 대해 농담을 하는 것!”이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부쩍 떨어지는 감각과 기억력, 그 밖에 예전 같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 그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일러준다.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그 즉시 가방 손잡이나 문고리에 우산을 끼워놓으라든지, 때 맞춰 약 먹는 걸 자꾸 잊어버린다면 칫솔에 약주머니를 달아놓으라는 등이다. 짧은 실용 에세이지만 행동주의 심리학자로서 평생 지녀온 지론과 노년의 통찰이 어우러진 조언이 귀기울일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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