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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식 잃은지 5년…우리교육에 배신감”
“학교폭력 피해가족 강막동씨의 분노
“CCTV만 늘린다고 문제해결 안돼”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떠나 보낸 지 5년이 흘렀는데, 변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자살하는 학생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우리 교육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낍니다.”

강막동(53ㆍ사진작가) 씨는 지난 2007년 5월 둘째아들 영준 군을 잃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영준 군은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운동화 끈으로 목을 매 숨졌다. 강 씨는 생업을 포기하다시피 하고 교육ㆍ수사기관을 오가며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과 학교폭력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영준 군과 같은 선택을 하는 어린 학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같은 반 아이들을 일일이 만나면서 녹취를 하고 가해 학생을 추가로 알아내기도 했지만 교육 당국은 입단속시키기에 급급했고 수사기관도 협조적이지 않았다”면서 “당시 교육계가 학교폭력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았다면 학생들의 자살을 막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들과 수시로 교류하는 강 씨는 자살을 선택하는 학생 대부분은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고 전했다.

그는 “영준이는 용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늘 2000원 이상은 받지 않았다. 돈을 많이 받아도 친구들에게 다 빼앗기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었다”면서 “이번에 자살한 최모 군도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대부분 책상 위에 올려놓고 바지를 벗게 하는 수치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영준이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강 씨는 교육 현장에서 비극이 반복되고 있는데 정부나 교육 당국이 사건이 터질 때에만 ‘사후약방문’식의 대책을 내놓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혈세로 폐쇄회로(CC)TV만 늘린다고 학교폭력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교육감에게 청원을 넣고 교육청을 쫓아다니지만 다들 바쁘다는 반응이 먼저”라면서 “학교폭력특별위원회에 메시지를 남겼다. 피해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꼭 정책에 반영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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