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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사인이라도 좀 주지”…‘노원病’ 앓는 민주 공천 딜레마
문희상 “후보 낼것”표명 불구
비주류 ‘연대 대상’ 양보론 강해
비대위 잇단 회의 결론 못내려



4ㆍ24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노원병에 ‘독자후보를 내느냐,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게 양보하느냐’ 문제를 놓고 당내 의견이 좀처럼 모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안 전 교수가 사인(신호)만이라도 좀 줬으면 좋겠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14일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핵심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내부에서도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대선에서 안 전 교수가 양보했으니 우리가 양보해야 한다는 입장과, 제1야당으로서 반드시 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비대위는 수시로 비공개 회의를 열어 안 전 교수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독자후보를 내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일찌감치 “공당이 선거에서 공천을 안 할 수 없다. (안 전 교수의 출마와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후보를 낼 것”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 왔다.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 역시 “제1야당이 후보를 안 낸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존재의 이유도 없다”면서 “물론 우리가 안 전 교수에게 부채가 있고 그것은 반드시 갚아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제1야당이 건재하고 튼튼해야 나라가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점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당내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복잡해진다. 5ㆍ4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류와 비주류의 시선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앙금이 남은 주류 측은 안 전 교수의 등장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 측은 안 전 교수를 ‘연대의 대상’으로 보며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대선패배 이후 당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주류와 비주류로 갈려져 이전투구를 벌이자, 급기야 초선 의원들이 오는 5월 4일 전당대회에 독자후보를 내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초선의원 33명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이번 전대부터 당을 새롭게 이끌 혁신적 리더십을 세우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모 비대위원은 “안 전 교수가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사인이라도 주면 좋은데 그런 게 전혀 없으니 답답하다”면서 “국민들의 민생과 한반도의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힘 있는 대안정치 세력으로 야권의 연대와 협력이 중요한데, 안 전 교수가 개인 정치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2일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노원병에서 안 전 교수의 지지율은 38.7%다. 이어 이동섭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17.7%,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15.3%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후보에 대한 선호도는 홍정욱 전 의원이 33.3%로 1위를 차지했고, 출마를 선언한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16.9%, 불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11.6%로 뒤를 이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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