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엔低’틈타…개인간 환전사기 기승
온라인서 “싸게 환전” 글 보고 연락
운송장 번호 알려줘 의심없이 입금
택배 받아보니 외화 대신 방향제만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모(32) 씨는 일본여행을 준비 중이던 지난달 말께 온라인 물품 거래사이트에서 엔화 판매글을 봤다. 환전 수수료를 아끼고 싶었던 김 씨는 판매자에게 연락해 구매의사를 밝혔고, 거래 당시 환율로 엔화를 구매하기로 했다.

판매자는 엔화 지폐와 동전이 담긴 상자를 택배로 보냈다며 김 씨에게 운송장 번호를 알려줬고, 김 씨는 아무런 의심없이 판매자에게 150만원을 송금했다. 다음날 택배로 받은 상자 안에는 엔화는 없고 방향제만 여러 개 들어있었다. 김 씨는 그제서야 사기당한 것을 알아챘다.

최근 엔저 현상으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엔화 환전 사기 역시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일본여행에 앞서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엔화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많다. 일본여행 카페 ‘네일동’, 중고상품 판매 카페 ‘중고나라’ 등에는 ‘엔화 삽니다. 엔화 팝니다’라는 글이 하루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엔화를 환전하려는 이유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모두 수수료 0%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엔화 환전 사기가 등장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엔화를 환전해준다고 속여 엉뚱한 물품을 보낸 뒤 돈만 받고 잠적한 혐의(사기)로 A 씨를 쫓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네일동, 중고나라 등에 올라온 ‘엔화 삽니다’는 게시글을 보고 무작위로 연락해 엔화를 판매하기로 한 뒤 상자에 엔화가 아닌 방향제나 책 등을 넣고 택배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 수십명에게 운송장번호를 전송해 대금 1000여만원 이상을 입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엔화 환전 사기사건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개인 간 거래 시 사기당할 우려가 많으니 되도록 수수료를 물더라도 금융기관에서 환전하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