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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L 뒤늦은 규정 손질…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선수협·드래프트제 변경 불구
‘강동희 쇼크’ 근본 대책 미지수



강동희 동부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프로농구계는 충격에 빠졌다. 다른 프로스포츠에서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영구제명되거나, 일부 감독 및 선수가 심지어 자살까지 하는 등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지만, 현역 감독의 구속은 그 의미가 또 다르기 때문이다.

사태를 주시하던 한국농구연맹(KBL) 한선교 총재는 지난 12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번 사태의 충격을 털어내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실추된 프로농구의 위상을 되살리고,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가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는 판단에서다.

한 총재는 신인 드래프트제도 변경과 선수협의회 창설, FA 제도의 유연화 등을 거론했다.

어느 정도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던 부분이다. 드래프트 제도상 플레이오프 탈락팀들이 대형 신인을 뽑을 확률이 월등히 높다보니, 이번 시즌 져주기 논란이 제기됐다. 이때문에 4강전 직행 2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에게 동일한 확률을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선수협의회 창설은 선수들이 은퇴 후에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부정한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자는 뜻이다. FA제도 역시 현재의 규정은 야구나 축구와 달리 선수들의 이적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런 대응책들이 승부조작이나, 불법사이트 브로커들의 접근과 연계를 막아낼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하위권 팀들의 전력향상을 위한 드래프트는 전 세계 대부분의 스포츠에서도 드래프트 확률에 차이를 두고 있다. 사태가 터지자 나온 즉흥적인 발언으로 비쳐지기 쉽다. 최근 5년간 혹은 3년간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든지 10개 구단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객관적인 논의와 통계 검토가 선행되었어야 한다.

선수협의회 역시 어느 정도 필요성은 제기되어 왔지만 이번 사태의 해결책이라는 느낌은 주지 못한다. FA제도개선안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좀더 선수들에게 유리해지는 방향으로 개선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경기 외적인 부정에 눈을 돌리기 보다 경기에 전념할 수 있는 동기유발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KBL(혹은 총재)의 대응책이 구단과 선수 및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KBL이 구단 위에 군림하는 자세는 곤란하다. 이미 오랜 기간 구단과 팀에서 제기했던 많은 불만과 논란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시간을 흘려왔던 KBL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발생하면 그때 그때 즉흥적인 대응을 하는 KBL의 상황인식이 먼저 바뀌어야하는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브로커 등 검은 세력들의 접근을 좀 더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절실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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