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유동성 확보·재무개선 고육책
건설사들들이 금싸라기 땅에 지어진 본사 사옥을 줄줄이 매각하고 있어 주목된다. 건설사들의 사옥 매각은 장기간에 걸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지방 이전 프로그램 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서울 남대문로 5가 GS역전타워<사진>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GS건설은 이 건물을 매각하고 오는 2014년 준공되는 종로구 청진동 사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GS건설이 이전할 종로구 청진동 사옥은 국민연금 소유다. 2개동으로 짓고 있는 청진동 신사옥은 GS역전타워(1개동)보다 사무실 공간이 넓은 데다 GS건설 단독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견건설사인 우림건설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우림빌딩사옥의 매각 작업을 추진중이다. 우림건설은 현 사옥을 처분한 뒤 판교의 지식산업센터 건물이나 인근 서초동의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중인 우림건설은 채무 상환 등의 목적으로 서초동 사옥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포스코엔지니어링은 포스코그룹 방침에 따라 인천 송도로 이사하기 위해 지난해 분당 사옥을 68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두산건설도 최근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의 매각 작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공사 등 공기업들도 사옥 매각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본사를 둔 LH는 정부의 공기업 지방 이전 프로그램에 따라 사옥을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SH공사도 서울 개포동 본사 사옥을 매각하려 하고 있다. 특히 SH공사는 개포동 사옥을 매각하고 현재 높은 공실률로 고전하는 가든파이브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SH공사의 사옥 매각은 서울시의 강력한 부채 감축 의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사옥을 매각한 뒤 다시 임대를 얻는 방식으로는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없어 가든파이브의 공실을 활용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부진 여파로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진 시점이라 여러 건설사들이 사옥 매각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