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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팅방 불러 단체로 욕설”…“왕따보다 더 무서운 ‘카따’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 학기 왕따’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카톡 방폭’ 등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종 왕따 행위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1학년인 박모(16) 군은 요즘 이른바 ‘카톡 방폭’을 당한 뒤 속앓이를 하고 있다. ‘카톡 방폭’이란 괴롭히고 싶은 친구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 초대한 후 일제히 욕을 하고 한꺼번에 채팅방에서 나가는 행위를 의미한다.

박 군은 “몇몇 친구가 아무 이유도 없이 수시로 단체채팅방에 초대해 욕을 퍼붓는다. 친구 차단을 해도 차단되지 않은 다른 친구를 통해 또다시 초대하고 욕설을 반복하는 식”이라면서 “가만히 있으면 나를 얕보고 더 심하게 괴롭힐까 봐 두려워 괴롭다”고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3학년인 황모(15) 양은 카톡에 올린 ‘셀프카메라’나 ‘스사(스티커 사진)’ 때문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황 양은 “잘 알지도 못하는 다른 반 일진이 내 카톡 사진을 보고 ‘자기가 연예인인 줄 안다’며 일방적으로 험담을 하고 다녀 따돌림을 당했다”면서 “요즘에는 카톡이나 페이스북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일진들에게 잘못 걸리면 순식간에 소문이 퍼져 왕따가 되고 만다”고 말했다.

중학교 3학년 김모(15) 군은 일명 ‘스마트폰 셔틀’로 종일 마음 편할 때가 없다. 김 군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수시로 심부름을 시키고 돈을 빼앗아간다”며 “스마트폰 메신저는 수신 확인까지 되기 때문에 피하기도 어렵다. 24시간 감시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한숨지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학생 사이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스마트폰과 결부된 왕따 및 학교폭력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프라인상의 왕따 문제만이 전부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 시작된 왕따가 오프라인으로 이어져 심각한 학교폭력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괴롭힘이 절대 장난일 수 없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았지만 학교폭력 상담 문의 및 신고가 하루평균 수백건씩 접수되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학교폭력 상담ㆍ신고전화 117’에 접수된 상담 및 신고 건은 총 2242건에 달한다. 하루평균 약 224건의 학교폭력 상담 및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황유진ㆍ서상범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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