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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의 새 정치 키워드는 ‘링컨과 레미제라블’
대선후 3개월만에 귀국…또 절묘한 타이밍 정치
소통 창구 닫아버린 정치권
한국사회·경제 극심한 양극화…
영화 두편 언급하며 화두 던져
‘安風 시즌2’ 정치권 돌풍 예고



영화 ‘링컨’과 ‘레미제라블’. 링컨은 미국 남북전쟁 시 여야 갈등으로 얼룩진 정치적 양극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혁명기의 극심했던 사회계층 간 양극화를 그린 영화다. 지난 대선 후 미국에서 숙고의 시간을 보낸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1일 귀국길에 이 영화 두 편을 새로운 화두로 던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끝없는 대치를 벌이고, 최근 교육비 지출 양극화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통계가 나온 대한민국 한복판에.

안 전 교수는 전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귀국에 앞서 “링컨이 어떻게 여야를 잘 설득하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해서 일을 잘 완수해내는가. 결국 정치는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감명깊게 봤다”고 전했다. 노예제 완전폐지를 담은 헌법 제13조의 수정안은 여야의 치열한 대립국면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오늘 이 시각 대한민국 국회의 장면과 완벽히 일치한다. 소통의 창구를 닫아버린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와 달리, 링컨은 직접 여야의 반대의원을 만나 설득에 나선다. 확고한 원칙과 소신뿐만 아니라, 소통과 포용이 정치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한다.

안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영화 ‘레미제라블’도 언급했다. 영화의 무대인 19세기 프랑스는 오늘날 한국의 극심한 사회 경제적 양극화를 떠올리게 한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의 부조리는 산업혁명 이후 200년을 넘나드는 시대의 아픔이다.

안 전 교수는 미국 체류 기간 한국의 정치상황을 시시각각 접했다고 한다. 대선이 끝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새 정치에 대한 약속과 희망이 사라진 한국정치를 보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불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는 공식출범했지만 국정공백은 장기화하고 있고, 당리당략은 판을 치고, 정작 중요한 민생ㆍ경제법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을 보면서 정치일정을 앞당겼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권에서 ‘안철수 바람’은 다시 한 번 거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안 전 교수는 향후 원내진입과 신당창당 등을 거쳐 ‘새로운 정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확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 측 관계자는 “안 전 교수는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이라면서 “앞으로도 정치쇄신을 둘러싼 과제들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선 당시 안 전 교수에게 지지층 일부를 잠식당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중도보수성향의 지지세력 일부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처했다. 민주당은 쪼개질 공산도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등장 시 민주당 지지율은 20.1%에서 10.6%로 급락해 안철수 신당(23.6%)의 반 토막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안풍(安風) 시즌2’의 1차 관문은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승리하는 것이다. 4파전이 예고돼 있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당선 가능성에 대해 안 전 교수 측근은 “허공에서 땅바닥으로 내려왔다고 보면 된다”면서 “직접 부딪치고 깨져도 보고, 이겨도 보는 안철수정치의 시작”이라고 당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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