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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꿔줘”…관광업계 ‘정여사’<반품 · 교환 일삼는 악질 고객> 에 골머리
호텔 숙박후·여행 다녀온후 환불 요구수천~수십만회원 거느린 인터넷 동호회양질의 서비스 보장 넘어 새권력 부상
호텔 숙박후·여행 다녀온후 환불 요구
수천~수십만회원 거느린 인터넷 동호회
양질의 서비스 보장 넘어 새권력 부상



관광업계가 급증하는 ‘정여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여사’는 한 지상파 개그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 캐릭터다. 개인의 취향 등 지극히 사적인 이유를 들어, 반품이나 교환을 일삼는 ‘악질 고객’을 통칭한다. 이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바꿔줘”다.

30~50대 유한층 여성들이 주요 고객층을 형성하고 있는 호텔ㆍ여행사 등 관광업계에선 최근 이 같은 ‘정여사’ 로 몸살이다. 이미 호텔 숙박을 했거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바꿔 달라”는 여성 고객들이 유난히 늘었다.

서울 강남의 A 호텔 관계자는 “객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한밤중에 가구 배치를 바꿔주거나, 아예 방을 변경해 주는 일이 종종 있다”면서 “이미 하룻밤을 자고 나서, 환불을 요청할 때는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국내 최대 여행업체 중 하나인 B투어 관계자는 “3박 이상의 해외여행을 다녀와 가이드나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다른 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보내 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있다”며 “고객의 불만사항은 서비스 개선을 위해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지만, 여행상품을 옷이나 신발처럼 바꿔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현장 업무의 고충을 전했다.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여사’를 키운건 개그 프로그램이 아니라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 모임”이라고 전했다.

이 동호회들은 호텔을 이용하거나, 해외여행을 한 후 ‘불만족’ 한 사람들의 사례를 취합한다.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받기 위해 시작됐으나 어느새 일종의 ‘권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동호회를 통해 각 호텔의 정보와 약점을 꿰뚫고 있는 소비자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질 수밖에 없다. 수천~수십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덕에 호텔과 여행사 측에서도 간과할 수 없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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