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지희 기자]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26일 상원 표결에서 찬성 58표, 반대 41표로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옛동료였던 공화당 의원들의 거센 반대와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속에서 버락오바마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지 50일만에 가까스로 인준을 받았다.

베트남전 참전 용사로 반전 운동가이기도했던 헤이글은 이로서 사병출신으로서는 최초로 국방장관이 됐다.

헤이글 장관은 취임 즉시 국방 분야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예산자동 삭감,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를 비롯해 북한 및 이란 핵 문제, 아프가니스탄 철군 계획, 러시아와의 추가 군축 회담 등 산적한 과제를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국방장관 지명자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뤄지고 여야 간 표가 극명하게 갈린 만큼 향후 오바마 집권 2기 국방·안보 정책의 진통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공화당에서는 4명만이 찬성표 던졌다. 반대 41표가 모두 공화당에서 나왔다.

상원은 앞서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이른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끝내는 토론 종결 여부를 표결에 부쳐 찬성 71표, 반대 27표로 통과시켰다.

미국에서는 상원의원이 단 한 명이라도 각료 인준에 반대해 ‘유보’(hold) 조처를 하거나 60표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해 필리버스터를 행사하면 대통령도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

하지만 공화당은 이런 사상 초유의 '지명 유보' 파국보다는 50일간의 길고 긴 필리버스터로 헤이글 지명자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 후에 표결에 동의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취임 전인 지난달 7일 탕평 인사 차원에서 공화당 출신의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국방장관에 발탁했으나 과거 반 이스라엘 행보와동성애 비판 발언,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유화적 태도, 이라크전 증파 결정 반대 등의 행정으로 정작 존 매케인 의원 등 공화당 옛 동료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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