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지희 기자]미국 연방정부 예산이 자동 삭감되는 ‘시퀘스터’(sequester) 발동 시기가 25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백악관과 공화당은 정치 공세만 거듭했다.

백악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전국주지사협회(NGA) 연례 회의에서 시퀘스터가 국방, 교육, 보건 등 각 부문에서 미국 50개주와 워싱턴DC에 미칠 영향을 담은 보고서를 배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 주지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시퀘스터 파장이 첫 날에 느껴지지 않을 수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이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주지사들이 미의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설명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함께 백악관에서는 지난주 교통부장관에 이어 이날은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시퀘스터 예상 파장을 브리핑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나는 오늘 미국민을 겁주려는게 아니라 정보를 알리려 나왔다"면서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모든 미국 항구로 입항하는 선박의 절차가 5일 이상 지연되고 뉴욕의 JFK 공항과 LA 공항등 주요 공항 입국 수속이 4시간으로 늘어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장외 선전 전략을 비난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바비 진달 루이지애너주 주지사는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 "대통령은 국민을 겁주는 정치 선전을 이제 그만 중단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화당의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이번 협상을 이끌어내야한다, 의원들을 캠프 데이비드(대통령 전용 별장)이건, 백악관이건 불러내서 함께 앉아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공화당 협상 대표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협상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희망은 영원이 솟아오를 것"이라며 냉소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백악관이 배포한 시퀘스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과 워싱턴 지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는 초·중등학교 예산이 2900만 달러가 삭감돼 390명의 교사와 보조교사가 실직 위기에 놓이고 2000명의 저소득층 아동도 조기 교육 기회를 잃을 것으로 점쳐졌다.

뉴욕타임스도 뉴욕주의 초·중등학교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은 4200만달러, 뉴저지는 1200만달러, 코네티켓은 900만달러가 사라지며 이들 3개주의 환경 예산이 총2000만달러가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고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