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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동 금융위원장 “정공법으로 해결해 달라”.…33년 대책반장, 야인으로 돌아가다
[헤럴드경제=양춘병 기자]“무거운 짐을 여러분 앞에 남겨놓고 갑니다. 현 상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정공법’으로 해결하고, 급변하는 미래에 도전적이고 창의적으로 맞서길 부탁드립니다.”

김석동(60) 금융위원장이 2년간의 위원장직과 30여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25일 야인으로 돌아갔다.

임기가 10개월 남아 있었지만 새 정부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서둘러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고 이날 오후 이임식을 가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8년 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났다가 2011년 1월 금융위원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우리 경제는 거대한 먹구름이 밀려드는 시기였다. 세계 경제는 재정 위기로 휘청거렸고 국내 경제는 저축은행과 가계부채등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들로 위기감이 팽배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부터 누구도 건드리기 싫어했던 환부에 메스를 댔다. ‘영원한 대책반장’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정공법’이었다.

금융위의 한 간부는 “취임 첫날에 위험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근원책 마련을 지시했던 것으로 기억돼요. 당시에는 현실을 도외시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국엔 시장 안정이라는 결실을 맺었죠”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 위원장은 이후로도 가계부채 대책,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개편 등 굵직한 사안들을 거침없이 처리해 나갔다.

 31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김석동 재경부 1차관.                                                [서울=연합뉴스]

대책반장이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있다. 정부가 소유한 지 10년이 넘은 우리금융지주의 주인 찾기와 정책금융 체계개편이 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임사에서 “우리금융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금융회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이제 시장에 돌려주어야 한다” 고 말했다. 또 “현재 정책금융기관들은 신성장 산업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 미래 먹거리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없다”면서 “소관부처의 이해를 떠나 국익 차원에서 정책금융 체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위원장은 남아 있는 후배들에게도 ‘정직이 항상 최고의 정책’ 이라며 정공법을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미봉책이나 임기응변적 방편에만 기댄다면 나중에는 헤어나기 더 힘든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쇄도하는 퇴임 인터뷰 요청을 ‘표표히 떠나겠다’는 취지로 사절했다. 당분간 가족 여행으로 휴식을 취한 뒤 동아시아 고대사 연구 등 관심분야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후배들은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추진력이 뛰어났던 덕장과 용장을 한꺼번에 떠나보낸다”며 아쉬워했다. 금융위는 새 금융위원장이 취임할 때까지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이 이끈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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