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승기 - 김대연기자> 가속 · 제동력 등 기본기는 튼튼…급가속시 응답성은 다소 밀려
한국지엠 SUV ‘트랙스’
한국지엠이 25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트랙스는 20대, 30대 젊은 층을 겨냥한 자동차다. 특히 경차, 소형차, 준중형 차에서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로 넘어가려는 고객과 첫 SUV 구매 고객을 타겟으로 했다. 가격(1940만~2289만원)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객들은 트랙스가 소형차 아베오를 기반으로 차체만 높였다는 점에, 한국지엠은 아베오를 기반으로 했지만 준중형(크루즈) 이상의 엔트리급 SUV라는 점에 주목했다. 경쟁 모델을 현대차 투싼 및 기아차 스포티지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객과 제조사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 20일 제주국제공항에서 처음 맞닥뜨린 트랙스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었다. 물론 전장(차체 길이 4245㎜)은 투싼(4410㎜), 스포티지(4440㎜) 보다 165㎜~195㎜도 짧다. 하지만 전고(차체 높이 1670㎜)가 두 차와 비슷하거나 높은 데다 근육질의 몸매인 탓에 몸집은 커 보인다. 마이클 심코 GM글로벌 디자인 전무가 “간단하지만 조각과 같은 차체, 클래식한 부분을 강조해 넓고 크게 보이도록 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아베오 세단과 비교하면 전장은 아베오 세단이, 휠베이스(앞뒤 차축 간 거리)는 트랙스가 더 길다.

실내 디자인은 투박했다. 클러스터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했지만 세련미가 부족했다. 센터페시아 중앙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높이가 낮아 내비게이션 사용이 불편했다. 7인치 화면 크기도 작아 보였고 CD플레이어도 장착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7인치 풀 컬러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 기반 마이링크는 확장성 측면에선 우수했으나, 전용 앱이 많지 않고 내비게이션 유료 앱(1만940원) 브링고의 작동도 기대보다 못했다. 뒷좌석은 성인 3명이 타기엔 비좁았다. 그러나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370ℓ의 공간이 확보되는 트렁크와 동급 최초로 기본 트림으로 장착한 센터 콘솔 뒷면의 220V AC전원 아웃렛은 활용도가 높았다.

시승 코스는 제주국제공항에서 표선면 오름에 위치한 정석항공관을 거쳐, 섭지코지에 있는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까지 가는 약 100㎞ 구간. 차는 가솔린 엔진 덕분에 엔진음은 크지 않았다. 가속과 브레이크 등 차의 기본기도 딱히 나무랄 데가 없었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20.4kgㆍm의 주행성능은 차의 크기에 맞았다. 다만 급가속 시의 응답성은 다소 떨어졌다.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을 때는 빠르게 붙던 속도가 급하게 밟으면 제대로 올라오지 못했다. 1500RPM 이상에서 실력이 발휘된다는 터보엔진은 3000RPM 이상에서 작동하는 듯 했다.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은 크지 않았고 차체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리도 거의 없었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은 다소 딱딱한 느낌이어서 운전하는 맛이 났다. 실제주행 연비는 11㎞/ℓ 정도로 공인된 복합 연비 12.2㎞/ℓ(고속주행 연비 14.1㎞/ℓ, 도심주행 연비 11.1㎞/ℓ)와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트랙스의 흥행 변수는 무엇일까. 연비가 13.4㎞/ℓ, 2000cc 디젤 엔진을 장착한 경쟁 모델 스포티지와 투싼의 최저 트림(2륜, 자동변속기 기준) 가격이 각각 2205만원, 2250만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쉐보레 특유의 안전성, 그리고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배기량에 따른 낮은 세금 등 트랙스만의 경쟁력이 고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지가 관건이다.

제주=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