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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여사 …만 있으면 ‘주차신공’
360도 후방카메라 시스템 보편화
페달 밟기만 하면 자동 평행주차
스티어링휠 따라 예상경로 표시
전후방 장애물 감지 경보음 등
주차 보조기능 갖춘 편의사양 봇물



남편에게 갖은 구박(?)을 감수하며 가까스로 운전 연수를 마친 김모(32ㆍ여ㆍ서울 마포구) 씨. 부부간 운전 연수는 금물이라는 통설을 뼈저리게 실감했던 김 씨는 드디어 ‘홀로’ 마트 장보기에 나섰다. 항상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차선 변경도 무난히 통과. 생각보다 쉽게 마트에 도착한 김 씨는 자신감도 생겼다. ‘운전도 별거 아니네.’

문제는 마트를 들어서면서부터. 3층 주차장까지 좁디좁은 도로를 올라가면서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겨우 도착한 주차장엔 차가 빼곡했고, 두 바퀴를 돈 끝에 겨우 한 자리를 찾았다. ‘어깨 선까지 차를 이동하고, 반 바퀴를 돌렸다가 후진 기어를 넣고….’ 배운대로 해 봤으나 주차선은 도통 보이질 않았다.

다시 차를 빼고 시도했지만 제자리걸음. “빵빵” 한 대, 두 대씩 줄을 선 차량이 경적을 울리면서 김 씨는 땀이 나길 시작했다. 김 씨 차량 인근에 차가 몰리면서 경적 소리도 커졌다. 결국 기다리던 차량 한 대가 김 씨가 후진하는 틈을 타 빠져나갔고, 그 뒤로 차량이 줄지어 통과했다. 전진도 후진도 못한 채 차에 둘러싸인 김 씨. 결국 주차를 포기하고 마트를 빠져 나왔다.

김 씨가 최근 마트에서 겪은 웃지 못할 일이다. 비단 김 씨가 유별난 건 아니다. 이 땅의 수많은 김 여사, 김 기사에게 주차는 극복하기 힘든 마지막 난제. 어렵사리 운전을 배워도 주차 때문에 정작 운전대 잡기를 두려워 하는 초보운전자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개발됐다. 김 여사를 ‘주차의 달인’으로 바꿔주는 각종 편의사양이다. 알아서 주차해 주는 시스템부터 360도 모든 각도를 보여주는 카메라까지, 하루가 다르게 주차 편의 시스템이 지능화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주차 보조 시스템은 후방 카메라. 보조석에 팔을 올리고 팔근육을 자랑하며 후진하던 풍경은 이제 옛말이다. 후방 카메라 하나면 굳이 고개를 돌릴 필요가 없다.

더 나아가 이젠 차량 주변 360도 전체를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AVMㆍAround View Monitoring)도 보편화되고 있다. 에쿠스, 그랜저, K9, K7 등 준대형급 이상 모델에 적용된 이 시스템은 차량 앞뒤, 좌우 사이드미러 하단 등 총 4개의 카메라로 차량 밖 사방의 화면을 모니터에 실시간 제공해 주는 시스템이다.

주차에 활용되는 시속 20㎞ 이내에서만 작동하며, 탑 뷰(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각) 형식으로 총 8개의 영상을 구현한다. 운전석에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등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마트의 협소한 주차장이나 골목길 주차장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주차조향 보조 시스템은 아반떼, K3, i30, i40, 싼타페, K5 등 판매량이 많은 모델에서도 적용된 주차 편의 장치다. 차량 전방 범퍼의 좌우 측면에 초음파 센서를 부착, 주차 가능영역을 탐색한 후 스티어링휠을 제어해 알아서 평행 주차를 해 주는 시스템이다.

기어를 D나 N단에 놓은 상태에서 운전자는 음성 안내 등에 따라 기어를 바꾸고 페달을 밟기만 하면 알아서 평행 주차를 해 준다. 차량 앞뒤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한계 때문에 주차공간이 극도로 좁은 환경 등에선 활용될 수 없지만, 점차 그 기능도 세밀해지는 추세다.

아직 널리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직각주차 지원 시스템도 이미 개발을 마친 상태.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만도가 이미 2010년에 세계 최초로 자동 직각주차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운전자가 화면을 통해 평행주차, 직각주차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국내 주차장 대다수가 직각주차란 점에서 국내 운전자에겐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이미 폴크스바겐 CC 등에서 스티어링휠 조작 없이 직각주차를 해주는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현대ㆍ기아차도 상용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후방주차 가이드 시스템도 눈길을 끈다. 쏘나타, i40, 그랜저, K7 등에 적용된 이 시스템은 조향각 센서 및 카메라를 이용해 스티어링휠 조작에 따른 차량 예상 진행 경로를 표시해 주는 기술이다. 직접 스티어링휠을 조작해주진 않지만, 선만 따라 이동하면 주차가 가능토록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차량을 주차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한 뒤 주차할 공간과 주차 보조선을 일치시키고, 예상 궤적 등을 참고해 스티어링휠을 조작ㆍ이동하면 안전하게 주차할 수 있다.

전후방 주차보조 시스템은 눈이나 카메라로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경보음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대부분 차량에 장착돼 있는 기능이다. 차량 전방이나 후방에 장애물이 있으면 이를 감지해 경보음이나 경보 문구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후방 카메라와 후방주차 보조 시스템 등 주차를 보조해 주는 다양한 기능을 함께 활용하면 초보 운전자도 쉽게 주차를 할 수 있다. 여성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기능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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