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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퀸’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조합, 퍼팅과 멘탈
지난주 열린 LPGA 투어 한다호주여자오픈은 그야말로 볼거리가 많았다. 대회 첫날 리디아 고(16)가 보여준 63타는 골프에서 매우 보기드문 스코어다. 리디아 고는 해당 일 후반 9홀에서는 파가 하나도 없이 버디 6개, 이글 1개, 보기 2개를 기록하며 30타를 기록했다. 같이 친 동반 선수는 이미 인기와 실력을 갖춘 청야니(24)와 미셸위(24)였다. 어린 선수가 세계적 선수와 경기한다는 점에서 부담을 느낄 법도 한데, 리디아 고에게서는 긴장하거나 흥분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라운드를 마치고 청야니는 버디 11개를 기록하는 리디아 고를 보고 꿈의 스코어 59타를 보는 줄 알았다며 그의 플레이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지막날까지 공동선두에 나서다가 3등으로 대회를 마쳤지만, 리디아 고에 대한 찬사는 여전히 이어졌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끝까지 자기를 잘 컨트롤하고 있는 모습은 많은 골프팬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63타를 친 리디아 고가 당일에 친 퍼팅 수는 21타다. 18홀을 2퍼팅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단 3홀에서만 두 번 퍼팅을 했다는 얘기다. 대회의 첫날과 마지막날 인터뷰에서 리디아 고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퍼팅과 멘탈’이라고 강조했다. 프로가 되기 전 본인이 가장 많이 발전하고 싶은 부분이고, 배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답 하나만으로도 리디아 고가 나이는 어리지만 골프에 대해 너무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퍼팅과 멘탈, 이 두 부분은 서로 다른 파트지만 서로 연관되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멘탈이 좋으면 퍼팅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반대로 퍼팅이 잘 안되면 멘탈이 흔들릴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스코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 두 가지에서 향상을 이룬다면 그 어떤 골퍼도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꼭 넣고 싶은 퍼팅을 놓쳤을 때도 웃는 모습을 보여준 신지애(25ㆍ미래에셋)는 오히려 더 강해 보였다. 웃음으로 더 얼마나 자신이 강한 지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 웃음은 2년여간 침묵했다가 작년부터 다시 강자의 모습을 서서히 보여주고 있는 있는 신지애의 한 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첫 대회를 우승으로 마친 신지애는 큰 약점 없는, 그 어떤 선수보다도 일관성이 뛰어난 선수다. 웃음과 여유가 묻어나는 모습에서 멘탈이 단순히 강하고 공격적인 것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제력과 감정 조절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매니지먼트와 표정관리까지 멘탈의 영역은 깊고도 넓다. 여타 스포츠와 달리 골프는 특히 더 생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더욱 중요하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퍼팅할 때 필요한 건 테크닉이 아니라 멘탈이다. 굳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지 않더라도 이 부분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있다면 자신이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게 될 것이다.

LPGA 투어 첫 개막전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멋진 플레이를 통해 국내 프로가 동기 부여와 좋은 자극을 받아야 한다. 골프에서는 퍼팅과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 이 부분을 향상시키는 것에 중점을 맞추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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