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가천대 입학…만 20세 나이로 3년 만에 조기 졸업
- 4.5만점에 평균 4.45점 수석 졸업…19일 학위수여식서 총장상 수상
- 서울대 행정대학원 입학 예정…“문화복지 연구하고싶다”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중학교 입학 후 7년 만에 대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 인물이 있어 화제다. 올 해로 만 스무살인 가천대 행정학과 백현빈(20) 씨가 그 주인공이다. 백 씨는 2006년 중학교 입학 직 후 자퇴해 1년 만에 중학ㆍ고등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지난 2010년 가천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해 3년 만에 조기졸업을 한다. 게다가 평균 학점이 4.5 만점에 4.45점으로 수석졸업생의 영광도 함께 누리게 됐다. 가천대 역사상 조기졸업생이 전체 수석을 한 경우는 백 씨가 처음이다.
백 씨는 2006년 3월 중학교 입학 후 자퇴를 결정했다. 호기심이 많던 백 씨에게 ‘중고교 과정을 빨리 마치고 대학에 진학해 너가 원하는 공부를 해봐라’는 부모님의 권유가 계기가 됐다.
그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어려서부터 무슨 일이든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런 나를 유심히 지켜본 부모님과 주변 어른들이 해외 유학이나 대학 진학을 권유했고 고민 끝에 자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백 씨는 그 해 가을과 이듬 해 봄에 각각 중학ㆍ고등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바로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등산을 나섰던 아버지께서 낙상 사고를 당해 뇌와 안구에 상처를 입으며 큰 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 약 3년 동안 아버지의 병간호를 도맡으며 대입 준비를 미뤘고 이후 2010년 3월 가천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문화 복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백 씨는 “여가 생활을 해보려고 음악 공연 등을 찾아보곤 했는데 공연비가 매우 비쌌다. 저렴하면서도 질좋은 공연을 찾으려면 정보검색에 많은 수고를 들여야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 생활을 누구나 다양하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런 생각은 백 씨가 행정학을 선택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공부하는 목적의식을 먼저 세우고 전공을 선택하다보니 흥미와 이해가 높았다. 자연스레 학점도 좋았다. 백 씨는 3년 간 수강한 52개 교과목 중 49개 과목에서 모두 ‘A+’를 받았다. 전체 수석으로 선정된 그는 19일 학위수여식에서 총장상을 받는다.
백 씨는 다음 달 서울대 행정대학원에 입학해 문화복지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해 볼 계획이다. 그는 “다양한 문화체험은 생각의 깊이와 규모를 다르게 한다. 문화가 복지라는 말처럼 더 많은 사람이 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싶었다”며 “각자가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도 제도나 시스템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모두가 잘되기 위해서는 공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씨는 “아직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진 못했다. 직업을 국한하고 싶진 않다. 문화복지를 이뤄갈 수 있는 일이라면 공직이든 다른 일이든 모두 좋을 것 같다”며 “문화복지행정에 대해 공부하고 박사과정까지 밟은 뒤 구체적인 진로를 정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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