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갈등 예방 공모전 1위…하나고 박은지 · 박하나양
“갈등겪는 아이에겐 쉬는 시간은 지옥반특성 맞는 프로그램으로 친목도모”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나도록 학교폭력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가운데 고등학생 2명이 갈등 해결 방안을 내놓아 주목된다.
서울 하나고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은지(18ㆍ사진 왼쪽), 박하나(18) 양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가 주최한 ‘학교갈등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고등부 1위를 차지했다.
박은지 양은 “지금까지 나온 해결방안은 학교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 실효성이 부족해 보였다. 학생의 눈으로 갈등을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공모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학교와 교육당국뿐만 아니라 학생 개인, 학과활동 등 학교현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노력이었다. 특히 이들은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고 배려하는 노력에 주목했다. 박하나 양은 “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있어요. 부유층부터 저소득층까지 각자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이 한데 섞여 있죠. 그래서 다들 자신의 입장과 생각만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갈등이 시작되더라고요”라며 학교갈등의 원인을 설명했다. 박 양은 이어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가정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 할 때 갈등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학생은 개인적 이해의 노력이 갈등해결을 위한 본질적 노력이라면 동아리 활동, 예체능 활동은 갈등해결을 위한 실제적 노력이라고 강조한다.
박은지 양은 미국에서 출발한 TEDx라는 강연회를 예로 들며 “이를 동아리 활동에 적용해 각 학생이 자신을 둘러싼 갈등, 학교생활의 어려움 등을 강연의 형식으로 프로그램화한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별로 창의적 재량활동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과목 간 쉬는 시간을 ‘우리들의 쉬는 시간’이라는 이름으로 수업의 연장선상으로 보자는 것이다.
박하나 양은 “지금의 쉬는 시간은 친한 학생끼리만 노는 시간이고, 갈등을 겪는 학생에게는 홀로 남겨진 지옥의 시간”이라며 “쉬는 시간에 게임, 이벤트 등 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구성원 모두 어울릴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든다면 친목과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술, 음악, 체육 등 전인적 교육의 장이 되는 예체능 활동의 강화, 갈등이 발생한 학생 간 편지쓰기 등의 프로그램 도입을 제안했다.
두 학생은 “학교폭력은 선생님, 학교, 교육당국은 물론 학생들 스스로 갈등해결을 위해 노력할 때, 조금씩 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