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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모든 빵집은 동반성장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호서대 하규수 교수
동반위에서는 지난 5일 중소기업 16개 생계형 적합업종을 선정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제과업종은 대기업이 매년 전체 점포수의 2% 범위 내에서 가맹점을 신설할 수 있지만 인근 동네빵집과 도보로 500m 거리제한을 두도록 확장과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제과협회와 대형 프랜차이즈로 대별되는 중소업자간의 치열한 다툼이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골목상권까지 들어오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무분별한 점포확장에 대해 동반위에서는 동네빵집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골목상권의 동반성장을 위해 다음 사항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동반위의 적합업종지정이 타당한가? 둘째, 왜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간의 다툼이 정상적인 것인가? 셋째, 어떻게 하면 프랜차이즈와 동네빵집이 상생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첫째, 우리 사회의 경제 양극화는 안타깝게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대-중소기업간의 양극화는 소득과 부의 쏠림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어 동반성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서비스업에서 양극화는 제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장 흔한 형태가 대기업이 자본과 브랜드파워로 시장영역을 침범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골목상권은 생존의 문제가 된 상황으로 되고 말았다. 대기업이 동네빵집의 생존이 걸린 제과업종으로 무분별한 확장을 자제하라는 것이 이번 권고의 핵심이다. 수평적으로 영역으로 구분되는 서비스업종에서는 칸막이를 설치하여 중소사업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업 적합업종 지정의 배경이며 불가피한 점이기도 하다.

둘째, 제과업종이 유달리 치열한 다툼을 하게 되는 것은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 협회에서 주장하는 것을 세밀히 검토해 보면 본사와 가맹점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번 규제로 인해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는 2%의 확장밖에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확장에 발목이 잡히게 되었다는 주장은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영업자인 가맹점은 주위 500m내에 다른 프랜차이즈가 들어올 수 없도록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그들의 반대주장대로라면 프랜차이즈를 계속 허가해주어 경쟁이 치열해져도 좋다는 뜻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본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쳐지게 될 소지마저 안고 있다고 하겠다. 확실한 점은 이번 권고로 기존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시장상황에 대한 가장 정확한 분석이라 하겠다.

셋째, 우리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빵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가 생기고 간식으로 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빵집은 2003년 2500여개에서 2011년 4800개로 급격하게 늘었다. 같은 기간에 동네빵집은 1만 6500개에서 1만 1000개로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프랜차이즈 빵집 1개가 생기면 동네빵집이 약 2개가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제는 빵을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동네빵집과 프랜차이즈빵집이 상생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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