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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졸-고졸 평생임금 비교해 보니…상위 10개대 제외하면 고졸자가 더 많아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지난 2003년 고졸 학력으로 시중 은행에 입사한 이모(29) 대리의 연봉은 같은 나이의 대졸 사원 연봉(연월차수당 포함)과 비슷하다. 은행마다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4년의 은행 경력을 쌓은 고졸 취업자라면 급여면에서 4년제 대졸 사원에 크게 뒤질 게 없다는 것이 이 대리의 설명이다. 결국 근무기간이나 대학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 지출과 대학 등록금을 고려하면 생애 전체에 걸쳐 벌어들이는 소득은 대졸 사원보다 많다는 얘기다.

이처럼 학력별로 생애 전체에 걸쳐 벌어들이는 소득 총액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상위 10개 대학을 제외한 생애 소득에서는 고졸 취업자가 전문대 졸업자는 물론 일반대 졸업자보다 더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학력별 취업자의 기대생애소득(23~50세)을 분석한 결과, 특성화고 졸업자의 기대생애소득은 7억443만원으로, 상위 10개 대학을 제외한 일반대학 졸업자 6억1372만원, 전문대학 졸업자 5억9255만원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10개 대학 출신의 경우 기대생애소득은 8억1574만원이었지만 이들 대학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2년 동안 취업하지 않을 경우 생애소득은 7억2584만원으로 줄어 특성화고 졸업자와의 격차가 2141만원으로 좁혀진다. 만약 취업준비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특성화고 졸업자보다 생애소득이 4827만원 적어지게 된다.


기대생애소득은 23~50세까지의 소득 흐름에서 대학교육의 기회비용을 공제한 값을 뜻한다.

이는 고졸 취업자와 대졸 취업자 간의 임금격차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대학등록금과 사교육 비용, 취업준비 기간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고졸과 대졸 취업자 간 임금 격차는 지금보다 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임금격차 축소는 대학을 가는 경제적 이득이 더 작아지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대 졸업 취업자와 고졸 취업자 간 실질 임금 격차는 사실상 없다. 최동선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전문대 졸업자가 고졸 임금보다 조금 더 적게 받거나, 많이 받는 것으로 약간의 편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이는 기능사시험 등에서 전문대가 고졸보다 더 많이 배우는 특성화가 안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직을 중심으로 한 고졸 취업자와 대졸 취업자 간 격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대졸 초임 월급 평균 대비 고졸 생산직 임금 수준은 2008년 이후 4년 연속 상승했다. 2008년 78.6%였던 대졸 초임 대비 고졸 생산직 임금 수준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아니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 지난해 81.6%에 달했다. 다만 고졸 초임 대비 고졸 사무직 임금수준은 73~75%를 계속 유지해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4월 기업들의 채용계획을 조사했을 때도 고졸 채용증가율은 5.2%로 대졸채용 2.4%의 두 배가 넘었다”며 “고졸 채용 확대가 트렌드로 자리잡음에 따라 고졸 생산직을 중심으로 고졸자 처우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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