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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잠식된 쌍용건설의 앞날은?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한지 9년된 쌍용건설이 지난해 41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건설은 작년 당기순손실 규모가 4114억원으로 지난 2011년 1570억원의 2.6배에 달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주택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를 할인판매에 나서 손실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건설의 미분양 가구는 3000가구에서 180가구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쌍용건설은 또 2년 연속 적자로 자본금 1488억원을 모두 까먹어 완전자본 잠식상태에 빠졌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로 자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완전자본잠식은 주식시장 상장 폐지 요건에 해당해 쌍용건설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인 오는 4월 1일 이전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해야 ‘증시 퇴출’을 피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쌍용건설에 “연결재무제표 기준 결산 결과를 공시할 때까지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킨다”며 “연결재무 기준 자본전액잠식에 해당하지 않으면 거래가 재개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와 금융업계는 쌍용건설이 자본잠식을 피하려면 15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출자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대주주와 협의를 거쳐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을 재추진해 출자전환 등 정상화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1개월내 결정해 밝히겠다”고 14일 공시했다.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잠식 상태에서 벗어나면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매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홍콩계 펀드 VVL(V Venture Limited)은 투자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했고 아시아·유럽계 투자자 한 곳이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이 출자 전환으로 자본을 확충하면 국내 일부 대기업들도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쌍용건설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19조원 규모의 해외 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는 데다 최근 3년간 해외시장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1800억원에 달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인수자 희망자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로벌 건설사로 성장한 쌍용건설은 외환위기로 유동성이 나빠져 1999년 3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워크아웃을 겪었다. 최대주주는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38.75%의 지분을 보유한 캠코에서 오는 22일 정부(금융위원회)로 넘어간다. 현재까지 캠코는 증자 등 추가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정부는 지분 맞교환 등으로 쌍용건설 대주주 지위를 채권단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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