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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세 엑소더스’ 뭉칫돈 10조원 대이동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고액 자산가들이 새해 들어 약 10조원을 절세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5일 세법 시행령 공포를 앞두고 거액의 뭉칫돈이 절세를 위한 엑소더스에 나선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보험에 6조원, 은행ㆍ증권ㆍ상호금융 등에 4조원 가량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품별로는 즉시연금 4조원, 일시납 저축성 보험 2조원, 유전펀드ㆍ브라질국채 1조5000억원, 월지급식 주식연계증권(ELS) 2조원, 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 예탁금 5000억원 등이다.

고액 자산가들이 금융상품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한 것은 개정 세법 때문이다.

개정 세법에 따르면 금융소득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하고 상속형 즉시연금은 10년 이상 계약 시 1인당 2억원까지만 비과세한다.

즉시연금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보험업계 전체로 매월 5000억~6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세법 개정으로 비과세 혜택이 끝난다고 하자 삼성생명 상품은 이달 들어 이틀 만에 은행 창구에서만 월 소진 한도인 6000억원어치 팔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투자할 곳이 막힌 상황에서 세금 인상이 예상되자 즉시연금 등 절세 상품으로 대거 몰린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일시납 저축성보험도 큰 인기를 끈다. 이 상품은 5억~10억원의 목돈을 넣어두고 10년 후에 원금과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즉시연금 절판 이후 고액 자산가 사이에서 대안 상품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보험사에 2조원 가량 몰렸다. 평시보다 4배나 급증한 수치다.

이밖에 유전펀드와 월 지급식 ELS 등이 판매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비과세 예탁금 한도가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된 신협과 새마을금고에도 뭉칫돈이 들어왔다.

생보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세법이 개정되면 절세상품 가입이 늘기는 했으나 이번처럼 심하지 않았다”면서 “극심한 경기 불황에 부동산 폭락 등으로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부유층에서 한 푼이라도 아끼자는 분위기가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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