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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보 스캔들’ 英 · 獨·日 3대륙 뒤흔들다
바클레이스 · UBS 이어 RBS에도 벌금 부과…亞까지 불똥 도쿄은행간 금리조사도 본격화
영국에서 시작된 ‘리보(런던은행 간 금리) 조작 스캔들’이 유럽의 금융허브 독일에 이어 아시아로 번지면서 3개 대륙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영국 바클레이스은행에서 촉발된 리보 조작 스캔들은 세계 각국 금융산업 중심지의 명성에 흠집을 낸 채 여진이 더욱 심해진 모양새다. 대형 은행들에 막대한 벌금이 속속 부과되는 가운데, 초대형 은행 20여개를 조사해온 미국과 유럽의 금융 당국은 리보 조작 수사의 고삐를 더욱 옥죌 것임을 시사했다.

▶RBS 세 번째 벌금 부과… 수사 아직 멀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이하 현지시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리보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로 영국과 미국 당국으로부터 벌금 6억1500만달러를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런던과 싱가포르, 도쿄 소재 RBS 지점에 근무한 트레이더 10여명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리보 조작에 개입했으며,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을 알면서도 리보 조작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RBS는 존 후리컨 RBS 투자은행 대표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밝혔다.

FT는 RBS가 리보 조작과 관련해 벌금을 부과받은 세 번째 은행이며, 벌금액수는 UBS가 내기로 합의한 15억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고 지적했다. 최초로 벌금을 부과받은 바클레이스의 벌금액은 4억5000만달러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도 리보 조작에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외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리보 조작에 연계된 것으로 나타난 거래자 5명을 정직시켰다. 이번 조치는 당국이 리보와 유리보(유럽은행 간 금리) 조작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취해졌다. 앞서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이체방크가 조작된 리보금리로 최소 5억유로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와중에 금융 당국 측은 “금리 조작 파문이 끝나려면 멀었다”고 밝혀, 사실상 당국이 수사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을 시사했다.

▶아시아로 일파만파=티보르(도쿄은행 간 금리)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됐다. FT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 대변인은 RBS 시큐리티스재팬을 지난해 11월부터 조사해왔다고 밝혔다. FT는 RBS에서 리보 조작에 관여한 직원들이 싱가포르와 도쿄 소재 지점에서 근무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FT는 RBS를 비롯해 티보르 산정에 관여하는 5개 대형 은행은 혐의에 대해 언급하길 피했다고 전했다.

도쿄에 이어 아시아 2위 외환 시장인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도 조작돼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됐다. 주요 외신은 7일 싱가포르의 NDF 환율 조작이 확인됨에 따라 역내 중앙은행이 공동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NDF는 선물환 거래의 한 형태로, 만기에 계약 원금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선물 환율과 만기 때 현물 환율과의 차이만 달러화로 정산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환율은 NDF 거래에서 만기 정산 때 쓰이는 픽싱으로, 산출 과정이 리보와 비슷하다. 이 환율은 산출에 참여하는 은행들이 매일 오전 11시에 보고하면 상하 25%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아 평균치를 내 적용한다. 이 과정은 싱가포르은행연합이 감독한다.

이번 파문과 관련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을 비롯한 역내 중앙은행은 해결 방안을 잇달아 협의 중이다. 한 소식통은 NDF 환율 산정 방식에 대해 윤리강령 제정과 독립 감독기관 설치, 금리 조작 형사 처벌 등을 골자로 한 개혁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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