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지난달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년 동기 대기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세 감면안 연장이 지연된 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7일 한국은행과 KB부동산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등락률은 작년 동기대비 -4.7%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회복 단계인 1999년 2월의 -8.3% 이래 가장 많이 내린 것이다. 12년1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구별로는 이른바 ‘강남 3구’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초구가 전년 동기 대비 -6.8%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남구와 송파구가 각각 -6.2%로 뒤를 이었다. 양천구(-6.1%)와 도봉구ㆍ강서구(-5.7%), 강동구(-5.3%), 노원구(-5.1%)도 평균 낙폭(-4.7%)을 웃돌았다.

이에 대해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과거에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역이 주택경기 침체기에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장 적게 떨어진 곳은 종로구(-2.0%), 금천구(-2.1%), 구로구(-2.3%) 등이다.

전월 대비로 본 서울 아파트 매매가 등락률은 -0.4%로 21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은 주택 거래 위축이 계속된 탓으로 풀이된다.

부동산114와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157건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나고 ‘이사 비수기’가 겹치며 1월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외환 등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1조3000억원 가량 줄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전문위원은 “낙폭 확대는 주택 시장이 그만큼 좋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부는 부동산 경기침체가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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