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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3사 작년 실적 들여다보니…‘수익 반토막에도 선전’ 석유화학사업 효자
글로벌 경기침체 따른 정제마진 약세

정유사업 부진 탓 영업손실까지 발생

방향족제품 호황 덕 ‘실적 부진’ 만회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상장이 되지 않은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사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모든 업체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약세 등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러나 업체들의 석유화학부문만큼은 ‘나 홀로 호황’을 누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은 지난해 정유사업에서 거둬들인 영업이익이 2791억원으로, 전년(2011년ㆍ1조2767억원)에 비해 78%나 감소했다. 반면 석유화학사업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전년에 약간 못 미치는 7511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1조6911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OIL(010950)의 수익 구조도 비슷했다. 정유사업이 347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석유화학사업에서 전년 대비 84%나 뛰어오른 83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정유부문 손실을 훌륭히 메웠다.

타사에 비해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아 지주회사인 ㈜GS(078930)에 영향을 준 GS칼텍스도 역시 정유에서의 부진을 석유화학에서 만회했다. 정유가 508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으나 석유화학은 전년 수준인 76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5109억원이라는 전체 영업이익을 내는 데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이 특별히 뛰어난 실적을 올렸다기보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봐야 한다”며 “석유화학마저 나빴다면 전체 실적이 ‘어닝 쇼크’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석유화학이 효자 종목이 된 것은 정유사들이 생산하는 화학섬유 원료인 벤젠ㆍ톨루엔ㆍ파라자일렌 등 방향족(아로마틱) 제품의 시황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꾸준했던 데다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정유시설에 대한 투자를 줄여 수급이 안정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정유업체들은 지난해 경영실적을 ‘풍요 속 빈곤’으로 분석했다. 휘발유ㆍ경유 등 석유제품이 국가 1위 수출품에 오르는 등 최고 수출탑을 휩쓸며 위용을 과시했지만, 정작 벌어들인 수익 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정유 3사의 영업이익은 2011년 6조4953억원에서 지난해 3조203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업계는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원유 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업황도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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