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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엄마도 일 하는데…왜 엄마만 바쁘죠?”
초등생이 본 워킹맘
초등학교 6학년인 재훈이는 엄마가 집에 있는 것보다 회사에 가는 것이 더 좋다. 하고 싶은 게임도 마음대로 하고 혼자 TV도 실컷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복지회관에서 일하는 재훈이 엄마는 퇴근하면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느라 쉴 틈이 없다.

재훈이는 엄마가 힘들어 보이지만 계속 회사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의 엄마도 대부분 회사에 다니고 있고, 엄마가 집에 있는 친구들이 부러운 적도 별로 없다.

그런데 철부지 재훈이의 눈에도 하나 이상한 점은 있다. 아빠도 회사에 다니는데 늘 엄마가 더 바쁘고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주류회사에 다니는 아빠는 집에 오면 TV를 보면서 쉴 뿐, 집안일을 거의 돕지 않는다.

2011년 말 출간돼 수많은 워킹맘을 울렸던 ‘우리 엄마는 회사에 다녀요’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의 눈으로 본 엄마의 이야기다. 아이는 이모 손을 잡고 유치원에 가고, 친구들이 집에 다 돌아간 후에도 유치원에 남아 있는다. 아이는 엄마와 밤새도록 놀고 싶지만 매일 늦게 퇴근하는 엄마는 피곤해서 책을 읽어주다 먼저 잠이 든다.

이처럼 유치원에 다닐 때만 해도 엄마가 회사에 간다고 하면 울고 불며 서러워하던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엄마 없는 자유시간에 익숙해진다. 오히려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어 편하기도 하다.

혼자 밥을 차려 먹고 혼자 준비물을 챙겨 학교에 가는 일도 척척 해낸다. 식사ㆍ옷입기 등을 스스로 해나가다 보니 자립심은 강해지지만 엄마의 손길이 아쉬울 때도 많다.

중학교 2학년인 박상희 양은 “학원 갈 준비하느라 바쁜데 혼자 밥을 챙겨 먹고 가야 할 때면 ‘엄마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엄마가 주부인 친구집에 놀러가면 항상 불이 켜져 있고 밥이 차려져 있어 부러웠는데, 나는 혼자 집에 들어가 불을 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양은 놀이학교 교사인 엄마가 밖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엄마도 직장에 다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집안일만 하는 것보다는 보기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박 양은 “하고 싶은 일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며 “나중에 어른이 돼 결혼해서 회사일과 집안일을 둘 다 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엄마처럼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당당히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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