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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간의 디지털 금단여행
구글 창립자 에릭 슈미트가 한 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지금 당장 컴퓨터를 꺼라”고 얘기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라는 얘기겠다.

독일 신문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저널리스트 알렉스 륄레는 하루 평균 60~80통의 e-메일을 받고, 50여통의 메일을 보내는 전형적인 인터넷ㆍe-메일 사용자로 어느 날 컴퓨터와 휴대폰을 6개월 동안 끄기로 마음 먹는다. 메일 한 건을 확인하기 위해 끊임없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30분이나 뛰어가야 하는 인터넷 카페를 들락거렸던 그가 말이다.

‘달콤한 로그아웃’(나무위의책)은 초짜 탐험가의 기분으로 떠난 디지털 금단여행에서 그가 경험하고 사유한 정보 중독의 세계를 일기형식으로 익살스럽게 풀어쓴 것이다. 그가 오프라인 상태로 버텨보겠다는 실험 아이디어를 생각한 건 함부르크로 가는 기차 안. 런던 태생의 서번트 증후군 천재인 대니얼 태멋을 만나고 오면서 그는 기차 안에서 긴 기사 하나를 작성하고, 책을 70페이지가량 읽고, 한시간 동안 잔 뒤 만족감을 느낀다. 인터넷을 단 1분도 하지 않은 것에 뿌듯함마저 인다.

금단을 시작한 지 2달 보름이 지난 시점의 일기에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디지털 금단 생활을 하면서 나는 내가 마치 시간이라는 거친 강줄기 속에 홀로 서 있는 작은 느림보 섬이 된 것만 같다.”

이전의 그는 식욕을 억제할 줄 모르는 ‘소망 머신’처럼 동시에 많은 것을 하려고 애썼다. 이런 증세는 인터넷을 하면서 더욱 심해진다. 그 결과 멀티태스킹 증세와 집중력 장애가 찾아왔다. 디지털 금단 후 그는 달라졌다. 무엇보다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어졌다. 자유롭고 잔잔한 행복감도 느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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