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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이스 코리아’ 첫 걸음 뗐지만…‘우주독립’ 은 산넘어 산
러시아 1단로켓 사용…기술적 한계여전
1단 추진체 액체엔진 기술 개발 추진
2021년까지 예산 1조5449억원 투입

한국형 우주발사체 3단계 사업 진행
이르면 2016년께 ‘KSLV-Ⅱ’ 시험 발사
정부 로드맵 2~3년 앞당겨질 듯



[고흥=신상윤 기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의 발사 성공은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쏠 수 있다는 기술을 보유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앞으로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Ⅱ) 개발과 발사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애초 2021년으로 설정됐던 한국형 우주발사체 발사 시점을 2~3년 앞당겨 2018~2019년에 발사하는 방안을 지난 1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나로호가 러시아 흐루니체프 사(社)가 개발한 1단 로켓 ‘앙가라’에 실려 발사됐기 때문에 진정한 ‘우주 독립’을 위해서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이 필수라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KSLV-Ⅱ 계획’ 앞당긴 것, 朴 공약과 맞물려=교과부와 항우연은 2010년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에 착수했다. 우주발사체의 핵심인 1단 로켓까지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발사 목표 기한은 애초 2021년으로 잡혀 있었으나 교과부와 항우연은 이를 2~3년 앞당겨 2018~2019년에 발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16일 대통령 후보 3차 TV 토론에서 “2025년 달 착륙선 계획이 있는데, 2020년까지 앞당겨 달에 태극기를 펄럭이게 할 것”이라며 ‘유인 달 탐사선’ 발사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 실현을 위해서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이 필수다.

교과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에 2021년까지 예산 1조5449억원을 일단 배정하고 연구ㆍ개발을 진행 중이다. 2011년 말 국가우주위원회가 확정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개발 계획의 목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로켓을 개발해 ‘아리랑 위성’과 맞먹는 1.5t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것이다.

한국형 우주발사체의 길이와 무게는 각각 46.5m, 200t으로 나로호(33m, 142t)보다 길고 무거우며, 1단 로켓의 추진력은 300t중(重)으로 나로호(170t중)보다 훨씬 크다. 이는 엔진 하나로 분사하는 나로호와 달리, 75t중급 엔진 4개를 묶어 추진력을 얻기 때문이다.

한국형 우주발사체는 3단이고 액체 연료 추진 로켓으로 구성된다는 점에서, 2단으로 이뤄지고 고체 연료 추진 로켓을 쓰는 나로호와 다르다. 때문에 다단 분리를 위해 나로호보다 더욱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 발사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나로호, 러시아 1단 로켓 사용 ‘한계’=나로호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었지만, 1단 추진체가 러시아에서 제작한 수입 완제품이라는 점에서 ‘반쪽짜리 우리나라 로켓’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관련 학계 일부에서는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우리나라가 발사체 기술을 완전히 습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발사체 기술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아리랑 3호’도 지난해 5월 일본 ‘H2A’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당시 일본 우주 전문가들은 “한국 로켓기술이 일본의 196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계획은 1단 추진체의 액체 엔진까지 자체 기술로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우주계획이 완전한 자립을 이루도록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로호 사업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인프라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다. 우리나라가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해외 기술을 이용한 ‘퀀텀 점프(Quantum Jumpㆍ대약진)’ 방식을 채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르면 2016년께 ‘KSLV-Ⅱ’ 시험 발사=한국형 우주발사체 사업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 사업은 5~10t급 액체 엔진 개발과 시험시설 구축에 초점이 맞춰 있다. 일종의 예비 연구로, 내년 혹은 그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2단계 사업에서는 한국형 발사체의 기본 엔진이 될 75t급 액체 엔진을 완성하고 일단 이 엔진 하나만으로 2016년께 시험 발사를 하게 된다. 애초 75t급 액체 엔진 로켓의 시험 발사는 2018년께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 또한 2년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항우연은 이 엔진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중요 부품의 제작기술을 대부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 사업은 이 기본 엔진 4개를 묶어 300t급 1단 추진체용 엔진을 개발하고, 2018~2019년에 한국형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발표된 로드맵보다 2~3년 앞당겨지는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과정에서 로켓 설계는 물론이고 5~10t 연소기, 터보 펌프 등 엔진 핵심 부품과 연소 시험 등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발사시설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재활용하게 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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