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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경제민주화 무풍지대?
HMC證 계열사 비중 91% 차지
지난해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에서 HMC투자증권이 1조75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해 증권업계 전체 퇴직연금 자산 증가액의 과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HMC증권의 퇴직연금 적립액 중 현대자동차그룹 비중이 91%에 달했다. 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에 힘 입어 ‘폭풍 성장’한 셈이다. 일부 증권사 퇴직연금 운용이 ‘경제민주화의 무풍지대’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30일 헤럴드경제가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퇴직연금 사업 증권사 14곳의 2012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HMC증권의 지난해 연간 적립금 증가액은 1조7508억원으로 2011년 말 대비 63.5% 늘었다.

이는 14개 증권사가 지난해 유치한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총액 3조3632억원의 52%에 달한다. HMC증권 한 곳이 나머지 13개 증권사가 모은 퇴직연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누적 적립금 총액도 HMC증권이 4조5101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2조1471억원, 3위는 삼성증권으로 1조2539억원이었다. 2011년 말까지만 해도 1위인 HMC증권와 2위인 미래에셋증권 간의 격차는 1조3000억원 수준이었으나, 1년 만에 차이가 배 가까이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HMC증권의 퇴직연금 누적 적립금 가운데 자기 계열사 비중은 91%다. 계열사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적립액은 4056억원에 그친다.

다만 삼성증권의 경우 계열사 적립금이 881억원으로 전체의 7.0%에 그치지만, 이는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에 퇴직연금을 몰아준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경우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9조5923억원 가운데 계열사 금액은 4조7755억원으로 49.8% 수준이다.

퇴직연금 누적 적립액 9349억원으로 증권업계 5위인 하이투자증권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적립액이 7594억원으로 81.2%에 달한다.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이 높은 확정급여(DB)형 원리금보장상품 기준으로 지난해 수익률은 HMC증권이 4.82%로 14개 증권사 가운데 10위, 하이투자증권은 4.74%로 11위에 그쳤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일부 퇴직연금 사업자의 경우 계열사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과도한 계열사 퇴직연금 집중은 근로자 수급권 침해, 경제력 집중 등의 문제를 야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최재원 기자/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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