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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금융권 여성 진출-아직은 유리천장.. 금간다
[헤럴드경제=하남현ㆍ최재원 기자] 금융권에서는 미약하나마 여풍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주요 은행의 경우 이미 직원의 절반 가까이가 이미 여성으로 채워져 있다. 물론 은행ㆍ보험ㆍ카드 등 각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 수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이 현실이지만 젊고 유능한 여성 인재들이 많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계 안팎의 인식이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여직원 수는 전체 직원 중 50%를 육박하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 하나은행이 56.9%로 여성 직원 비중이 가장 높았고 국민(47.0%) 우리(46.0%) 신한(43.0%) 순이었다.

반면 여성 임원 비중은 4대 은행 평균이 4.8%에 그쳤다. 특히 임원 중에서도 부행장은 한 명도 없고 본부장만 11명이었다.

주요 시중은행 중 부행장 이상의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다. 권선주 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은 IBK기업은행이 창립 50년 만에 배출한 첫 여성 부행장이다.

외국계 은행은 국내 은행에 비해 여성 임원 비중이 높다. 한국씨티은행에는 여성 부행장이 3명이다. 김명옥, 유명순, 김정원 부행장이 각각 업무지원, 기업금융상품, 재무기획그룹을 이끌고 있다. SC은행에는 인사본부장과 변화관리추진본부장을 겸직하는 제니스 리 부행장이 있다.

한국은행의 경우 올해 창립 62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1급 승진자를 배출했다. 서영경 금융시장부장은 2011년 2급 승진 후 2년 만에 1급으로 발탁됐다.

보험업권은 비교적 여풍이 센 곳이다. 특히 생명보험사에서는 여성임원 약진이 두드러진다. 푸르덴셜생명의 최고경영자(CEO) 손병옥 대표는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여성 CEO다. 조의주 전무(재무담당), 노경숙 상무(마케팅본부), 신은경 상무(법무자문위원)가 여성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생보사 가운데 여성임원 비율이 가장 높다. 전체 임원 26명 중 12명이 여성임원으로 무려 48%를 차지한다. 서유순 사회공헌 부문 부사장 등 다양한 부문에 여성임원이 포진해 있다.

이밖에 삼성생명에는 남대희 상무(브랜드전략팀), 장인 상무(상품 통신기술팀)가, 교보생명에는 신교정 전무(자산운용내부통제담당)와 황미영·허금주 임원보가 각각 서비스회복센터, 퇴직연금사업부에 자리잡고 있다.

반면 대형 손해보험사에는 아직까지 여성임원이 없다. 카드사의 경우도 백수정 현대카드 이사, 조화준 BC카드 전무(최고재무책임자ㆍCFO) 등 여성임원이 손꼽을 정도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여성의 고위층 진출이 미미한 것은 사실이지만 능력있는 중간 관리자들이 점차 두텨워지고 있어 여성 임원 비중은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에서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하다. 대면 접촉이 많은 주식 브로커리지나 법인 영업의 특성상 증권업이 다른 금융업에 비해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의 임원 396명 중 여성은 1.5%인 6명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에 여성 임원이 2명씩 있고,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각 1명이다. 동양,대우,한국,하나대투,현대,신한 등 나머지 6개 증권사에는 여성 임원이 전혀 없다.

다만 최근에는 자산관리 부문을 중심으로 임원 후보군인 여성 부장과 부장급 프라이빗뱅커(PB)가 계속 늘고 있어 여성 임원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의 경우 PB전문 영업점인 SNI강북사업부와 SNI강남사업부 부장을 맡고 있는 박경희 상무와 이재경 상무가 모두 여성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최고등급 PB인 ‘마스터PB’ 중 여성 비율이 40%에 이르러, 자산관리 부문에서 여성 인력의 약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사 1호 여성임원은 박미경 한화증권 PB전략팀장(상무)이다. 59년생인 박 상무는 1978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지점장과 전략홍보실장, PB본부장 등을 거쳤다. 2006년 국내 최초 증권사 여성임원으로 발탁됐고, 지난 2011년 한화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PB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화증권은 박 상무를 포함해 4명의 여성임원을 두고 있다.

2010년 11월 ‘도이치 옵션 쇼크’ 전까지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워런트(ELW) 상품의 마케터로 이름을 날렸던 유지은 맥쿼리증권 상무(현 BNP파리바증권 소속), 이혜나 노무라금융투자 상무, 윤혜경 도이치증권 이사 등 외국계 증권사 3인방도 모두 여성이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여성 신입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고 여성 지점장도 하나둘씩 배출되는 것을 보면 증권업계도 추세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고 말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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