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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알머리’ 없는 아저씨, 전신탈모 막을 길 열렸다
원형탈모증을 겪는 환자 가운데 전신탈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조기에 예측,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권오상 피부과학교실 교수와 김종일 생화학교실 교수 연구팀이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원형탈모증에서 전신탈모증으로 악화되는 원인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원형탈모증은 모발이 원형으로 빠지는 것으로 전체 인구의 약 2%가 한번은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비교적 치료가 잘 되지만 이 가운데 5~10%정도는 치료가 어려운 온머리탈모증(머리카락 전체가 빠지는 증상)이나 전신탈모증(전신의 털이 빠지는 증상)으로 악화된다.

때문에 전신탈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얼마나 빨리 예상해 선제적으로 치료하느냐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주요 관건이다. 이번 연구는 그 고민을 풀 단초를 제공했단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사춘기 이전에 전신탈모증이 발생한 15명의 소아환자를 포함해 총 20명의 조기 전신탈모증 환자(평균 15세)를 대상으로 말초혈액을 추출한 뒤 첨단 유전자 분석 기법 중 하나인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법을 이용한 전체 엑솜 분석(WES)을 했다. 연구팀은 이를 정상 아시아인의 유전자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전신탈모증 발생과 관련이 있는 면역 관련 유전자 6개(HLA-DRB5, BTNL2, HLA-DMB, HLA-A, PMS2, TLR1)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HLA-DRB5 유전자와 주조직적합성항원(MHC) 2형 내부에 존재하는 BTNL2 유전자가 전신탈모증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두 유전자는 항원전달세포로부터 림프구로 항원전달과정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두 유전자가 모낭의 특정 자가항원에 대한 특이한 자가면역반응을 유도해 전신의 털이 빠지게 되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확인했다.

권 교수는 “전신탈모증은 오래될수록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악화 소인이 있는 경우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면역반응과 항원전달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다양한 생물학제제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치료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 적용을 위해 좀 더 많은 전신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글로벌코스메틱연구개발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루어 졌으며,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PLoS ONE)에 발표됐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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